24세 닭띠 4인방 “올핸 모두가 우승”

입력 2017-0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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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이창우-김태우-김남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KPGA

이수민-이창우-김태우-김남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KPGA

동갑내기 이수민·이창우·김태우·김남훈
주니어 시절부터 함께 경쟁하며 우정쌓기
김남훈 프로데뷔로 다시 뭉쳐 우승 다짐

남자골프를 이끌 1993년생 동갑내기 이수민과 이창우, 김태우와 김남훈(이상 24)이 정유년 새해를 희망으로 시작했다. 국가대표 한솥밥을 먹으며 우정을 나눠온 ‘닭띠’ 골퍼들의 2017년 다짐과 포부가 다부지다.


● 태극마크 달고 함께 꿈을 키워온 동갑내기

남자골프의 영건 이수민과 이창우, 김태우, 김남훈은 주니어 시절을 함께 보내며 남다른 우정을 쌓아왔다. 같은 목표를 향해 우정을 나누고 그 속에서 경쟁을 하며 꿈을 키웠다.

주니어시절 모두 남자골프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특히 이수민과 이창우는 2013년 나란히 프로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수민은 군산CC오픈, 이창우는 동부화재프로미오픈에서 우승했다.

잘 나가던 동갑내기 4인방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건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서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남훈을 제외하고 모두 탈락했다. 충격에 휩싸였던 이수민과 이창우는 잠시 방황의 시기를 보낸 뒤 곧장 프로로 뛰어들었다. 김태우는 1년 늦은 2015년 프로무대에서 새 길을 찾았다.

홀로 태극마크를 단 김남훈의 어깨는 무거웠다. 함께 아시안게임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자고 다짐했던 꿈은 깨졌지만, 친구들의 몫까지 짊어졌다.

김태우는 “넷이 모두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꼭 금메달을 획득하자고 약속했다. 고된 훈련도 서로가 있었기에 버틸 수가 있었다. 하지만 (김)남훈이 혼자 나가게 됐다. 선발전이 끝나고 서로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친구들의 응원을 받은 김남훈이 마침내 2014인천아시안게임 무대에 섰다. 목표를 오로지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김남훈의 꿈은 아쉽게 좌절되고 말았다. 개인전에서는 대만의 반정쭝에 2타 차로 금메달을 내줬고, 단체전 역시 대만에 이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친구들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훈련했던 김남훈은 끝내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다.

아시안게임 이후 4명은 3년 동안 각자의 길에서 다른 꿈을 키웠다. 이수민은 동기들 중에서 가장 두각을 보였다. 2015년 프로로 데뷔하자마자 KPGA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2016년 4월에는 중국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선전인터내셔널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무대로 발을 넓혔다.

이창우는 프로 진출 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기대주다운 모습으로 보였다. 2015년 11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고, 2016년에는 동부화재프로미오픈과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금랭킹 6위에 올랐다.

김태우는 이수민, 이창우보다 1년 늦게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지만, 최저타수상과 신인상 트로피를 양 손에 거머쥐며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작년 10월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펼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 프로무대에서 선의의 경쟁 기대

서로 다른 무대에서 꿈을 향해 달려온 닭띠 골퍼 4인방이 2017년 처음으로 프로무대에서 만나게 된다.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프로 진출을 늦췄던 김남훈이 지난해 9월 상무 전역 후 올해부터 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게 됐다.

김남훈은 전역 후 곧바로 2017년 KPGA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에 나서 공동 29위로 통과했다. 동기들 중 가장 늦게 프로에 입문했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파다. 김남훈은 아마추어 시절이었던 2013년 SK텔레콤오픈 2라운드에서 6번홀부터 13번홀까지 8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역대 최다 연속 버디 타이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프로가 돼 다시 뭉친 스물네 살 동갑내기 이수민과 이창우, 김태우 그리고 김남훈은 올해 KPGA코리안투어에서 만나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수민은 올해 유러피언투어를 주무대로 활약할 예정이고, 이창우는 국내와 함께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병행할 예정이지만 4명이 코리안투어에서 만나 함께 경기하자는 약속을 했다. 이수민은 “모두가 한 자리에 다시 모이니 무척 행복하다. 이번 시즌에는 모두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새해를 희망으로 시작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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