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시아준수①] 김준수, ‘티켓파워’에 가려진 그의 도전과 열정

입력 2017-0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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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가 7년 전 뮤지컬 ‘모차르트!’를 하던 시절에 아이돌 가수가 무슨 뮤지컬이냐며 손가락질이나 비아냥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런 비난을 꿋꿋이 감당하며 그는 끝까지 무대에 올랐고 국내에서 티켓을 가장 많이 파는 배우이자 관객들이 주목하는 배우, 그리고 아이돌 후배들의 롤모델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이제 뮤지컬 계에서는 언급이 안 될 수 없는 존재다. 여전히 ‘아이돌 가수’라는 자국은 남아있지만 이제 그가 어떤 작품에 출연한다고 하더라도 걱정하거나 염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준수는 뮤지컬 ‘모차르트!’(2010)로 첫 데뷔를 장식했다. 당시 30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전 회차 좌석을 매진시키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에도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등으로 화제를 일으켰고, 티켓 오픈 때마다 예매사이트는 접속 폭주로 에러가 발생했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뮤지컬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김준수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총 일곱 개의 작품에 출연했다. ‘모차르트!’(2010)를 시작으로 ‘천국의 눈물’(2011), ‘엘리자벳’(2012), ‘디셈버’(2013), ‘드라큘라’(2014), ‘데스노트’(2015), ‘도리안 그레이’(2016) 등이 그가 쌓은 필모그래피다. 그는 매년 새 작품에 도전했고 ‘엘리자벳’, ‘드라큘라’ 등 틈틈이 재연 무대에 올랐다. 그의 출연작을 살펴보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 라이선스 작품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점점 갈수록 창작뮤지컬에 도전해 온 것을 볼 수 있다.

7년 전, 그는 분명 인기 스타로 주목을 받았지만 스타성만으로 뮤지컬에 눈을 돌린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 동종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물론 그가 뮤지컬에 도전했을 당시 방송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무대에 서게 된 것은 부분적으로 맞지만 7년이라는 시간동안 김준수는 자신만의 색으로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작품 창작과정에도 적잖은 역할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준수는 ‘팬덤’을 갖고 있는 배우라는 이유로, 그의 도전과 노력이 평가절하 되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김준수는 국내에서 가장 티켓을 많이 파는 배우이기 때문에 판매량과 매진 여부 그리고 출연료 등은 늘 따라다니는 화젯거리다.

만약 ‘아이돌 가수’ 김준수가 아닌 다른 배우의 상황이었다면 우리는 그가 티켓을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보다 그의 도전을 극찬했을 지 모른다.

3년 전 ‘디셈버’로 만난 김준수는 “뮤지컬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언제나 “내 인생의 2막을 열어준 것은 뮤지컬”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무대에 애정을 드러냈다.

군 생활과 함께 잠시 무대를 떠나지만 김준수는 2년 뒤 다시 우리를 만나러 올 것이다. 그에겐 아직 보여줄 게 많다. 2년의 공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무대를 향한 갈증이 그의 재능과 열정을 다시 만난다면 아마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씨제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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