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김해란, 거미줄을 완성시키는 최종설계자

입력 2017-02-0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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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김해란. 스포츠동아DB

KGC인삼공사 김해란. 스포츠동아DB

시즌 막판 3위로 도약한 인삼공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끈끈한 수비력을 지닌 팀이다. 인삼공사를 상대하는 상대 사령탑들은 경기 전 “인삼공사의 수비를 뚫어내는 일이 관건”이라며 입을 모을 정도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인삼공사의 거미줄 수비. 이를 완성하는 최종설계자는 리베로 김해란(33)이다.

김해란은 2002년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뒤 2005년 V리그 출범을 함께 한 베테랑 수비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을 받아내는 능력은 V리그를 통틀어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인삼공사는 김해란의 존재감을 더해 가장 강력한 수비력을 지닌 팀으로 거듭났다.

기나긴 시간만큼이나 그간 밟아온 발자취는 화려하다. 2005~2006시즌 1000디그를 돌파한 이후로 여자부 디그 기록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다. ‘디그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과분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3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KGC인삼공사 김해란이 몸을 날려 리시브 하고 있다. 김해란은 이 날 경기에서 남녀부 통산 역대 1호 7,500 디그를 기록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3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KGC인삼공사 김해란이 몸을 날려 리시브 하고 있다. 김해란은 이 날 경기에서 남녀부 통산 역대 1호 7,500 디그를 기록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물론 시련도 있었다. 2015년 정든 친정을 떠나 인삼공사로 트레이드되며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유니폼은 달랐지만 기록의 향연은 계속됐다. 김해란은 지난달 31일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7500디그를 달성하며 또 하나의 지표를 작성했다. 경쟁자인 남지연(6329개·IBK기업은행)과는 1000개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향후 활약에 따라서 더 높은 고지를 밟는 일도 가능하다.

그러나 당사자는 정작 대기록 앞에서 담담한 표정이었다. 김해란은 현대건설전 직후 인터뷰에서 “첫 번째 기록이라 의미는 있지만, 팀이 이기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잘라 말했다. 노하우를 묻는 질문엔 “서남원 감독님께서 수비에 관해서 일정부분 맡겨주시기 때문에 더욱 편하게 임할 수 있다”면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상대 공격수의 스타일을 읽는 노하우가 생겼다”며 비결을 전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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