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고된 논란이다. 방송 1회 만에 도마에 오른 Mnet ‘고등래퍼’의 이야기다.
10일 첫 방송된 ‘고등래퍼’는 출연자 장용준으로 인해 방송 1회 만에 위기를 맞았다. 그의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된 것.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그의 ‘위험한 사생활’이 폭로되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무엇보다 장용준의 아버지가 장제원 국회의원(바른정당·부산 사상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확대됐다.
이에 대해 장제원 의원은 SNS를 통해 먼저 입장을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장)용준이를 바라보면서 아버지로서 많은 고민을 해 왔다. 외아들이라 더 잘 키우고 싶었다. 돌이켜 보니 내가 용준이를 많이 아프게 한 것 같다. 용준이가 가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 죄송하다. 용준이가 이 아픔을 딛고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아버지로서 더 노력하고 잘 지도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반면 제작진은 “논의 중이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특히 제작진은 방송 당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 논란에 대한 검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참가자들의 뒷조사는 하지 않았다. 다만 힙합에 대한 열정과 사랑, 바른 인성을 가진 친구들이 참여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매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반복되는 출연자 논란에도 제작진은 출연자 검증조차 하지 않았다고 자백한 셈.
결국 일말의 책임이 있는 제작진은 수수방관한 채, 장제원 의원이 아들의 잘못 가르친 부모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12일 바른 정당에서의 당직을 모두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SNS의 활동을 접는다고 덧붙는다. 그 과정에서 장제원 의원은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살인적 욕설과 비하 조롱은 자제해 주시길 다시 한번 간절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장제원 의원 SNS 전문>
이제 정들었던 페이스북과 트위터 활동을 끝내려합니다.
그동안 친구분들과의 SNS 소통 너무 즐거웠습니다.
때론 무척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는 욕설과 살인적 댓글에
저로서는 더 이상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아무리 비난을 해도, 아무리 욕설을 하시더라도
그것마저도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했고
가능한 많이, 빨리 답글을 제 스스로 달았고
어떠한 문자폭탄에도 핸드폰 번호를 바꾸지 않고
많은 답변을 드렸습니다.
이런 글 올리면 또 다시 비난하실 것 같아
그냥 계정을 내리려 했지만
그동안 제게 애정과 응원으로
또 우리네 삶의 희노애락을 나눈
소중한 페친과 트친여러분께
행복했다고, 감사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게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오해는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반성과 성찰의 시간동안 여러 얘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러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친구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다시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SNS상에서의 조롱과 욕설은 소통을 막습니다.
때론 유명인들이 인터넷 댓글을 보고
자결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합니다.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살인적 욕설과 비하 조롱은 자제해 주시길
다시한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제 저를 돌아보고 수양하고 반성하는 시간에 들어가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 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무척 감사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