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성공 비결? 사용자 경험에 귀 기울여라”

입력 2017-02-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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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는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의 융합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서 숙박산업의 선진화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사진제공 l 위드이노베이션

■ 숙박O2O 리딩업체 ‘여기어때’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 후발주자로 업계판도 바꾼 ‘게임 체인저’
- 오랜 리서치 통한 문제해결로 고객 신뢰
- 미래전략은 VR객실 등 숙박산업 선진화

숙박O2O ‘여기어때’의 도약이 예사롭지 않다. 서비스 출시 2년이 채 안돼 리딩 업체에 오른 것. 월 예약 건수 21만건, 월 사용자 수 120만명 등 시장지표에서 최고점을 찍은 게 그 증거다.

여기에 최근 종합숙박O2O를 선언하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여기어때’를 운영하고 있는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를 만나 비결과 전략을 들었다.


-‘여기어때’ 성장세의 비결이 궁금하다.

“우선 수익성이 검증된 모텔과 호텔 플랫폼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했고, 파격적인 정책으로 업계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출시 20개월 만에 10년된 타사를 단숨에 각종 지표에서 추월했다. 객실 예약거래규모·제휴점 수·이용자수 모든 수치에서 앞선다. 후발로 시작한 업체가 업계 판도를 뒤바꾼 ‘게임 체인저’가 된 것이다.”


-핵심가치가 있다면.

“최상의 사용자 경험이 그것이다. 오랜 기간 리서치를 통해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이들이 문제로 인식하는 것을 직접 해결하고자 했다. ‘고객은 여기어때를 이용하면서 어떤 점을 기대할까’라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사실 예전에는 ‘여기어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앱을 설치했다가 사용한 뒤 지우는 경우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사람들은 당당하게 ‘여기어때’를 사용하고 공유한다. 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방증이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있다면.

“O2O는 고객과 업주를 유기적으로 잇는다. ‘연결’이 사업의 핵심이다. 그래서 고객과 업주에게 혜택이 부여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해서 올바른 예약 문화를 안착시켜 고객들이 안심하고 모텔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고, 숙박업주가 원하는 시장의 인식개선은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구현했다.”


-혁신 프로젝트의 도입 배경과 성과는 무엇인가
.

“가치는 크게 2가지다. 고객에게는 ‘신뢰’를, 숙박업주와는 ‘상생’을 구축하는 것이다. O2O 사업은 기존 업주와 상생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할 검증된 서비스를 부여할 때, 가치있는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1탄 ‘최저가보장제’는 ‘여기어때’에서 예약한 객실이 최저가가 아니라면 차액의 5배를 보상하는 제도다. 최저가를 표방하면서 업계의 투명한 객실요금을 안착시켰다. 또 ‘리얼리뷰’는 허위·과장 후기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45만개 이상의 검증된 후기가 등록돼 있다. 이를 통해 숙박시설 이용 후기의 신뢰도가 쌓였다.”


-스스로 1.0, 2.0. 3.0 시대라 나눠 부르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오픈 이래 세 차례 진화를 거쳤다. 1.0은 광고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당시만해도 중소형호텔(모텔)이 외부에 광고할 수 있는 채널이 부재했다. 무료 광고 등 파격적인 정책을 통해 제휴점 확보에 주력했고, 단숨에 많은 숙박 제휴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기존 업주들로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든든한 플랫폼이 생겼다. 이후 2.0 시기로 접어들면서 ‘예약문화’를 안착시켰다. 과거에 모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현장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즉 예약하고 나서 모텔을 가는 경우가 적었다는 의미다. 현장 고객은 주로 현금으로 객실 요금을 지불하고, 업주도 현금결제를 권하는 등 부작용이 빈번했다. 현금과 카드결제 가격이 불일치하거나, 현금 계산으로 정산이 불투명해 세금 탈루 등 부조리가 있었다. 이런 일들이 시장 신뢰를 갉아먹는다고 생각했고, 올바른 예약 문화 정착이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필연적 과정이라 판단했다. 예약 시장을 개척하고, 이를 안착시키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2.0 시대는 각별하다.”


-최근 종합숙박O2O 시대를 열고 이를 3.0이라 칭했다. 어떤 의미인가.

“한마디로 ‘종합’이다. 호텔은 물론, 펜션·리조트·게스트하우스·캠핑·한옥 등 국내 모든 유형의 3만개 숙박시설을 담았다. 종합숙박O2O로 탈바꿈한 핵심은 숙박정보의 체계적 관리와 고객에게 최적화된 정보의 유기적 연결이다. 정확한 숙박정보는 고객신뢰를 얻는 데 기본이 된다. 종합숙박O2O는 하나의 앱에 다양한 숙박카테고리의 통합정보를 제공한다. 그래서 사용자 간 하이브리드 현상이 일어난다. ‘호텔은 무조건 비쌀 것’이라는 편견에 모텔을 주로 이용하던 고객이 비슷한 가격대의 호텔 객실정보를 접하고 호텔을 예약하는 게 그 예다. 고객층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된다. 기존 ‘여기어때’는 20~30대가 주로 이용했지만, 다양한 숙박시설로 무장한 종합숙박O2O라면 20~60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


-미래 전략이 궁금하다.

“일명 ‘스테이테크’ 전략으로 요약된다. ‘머무르다’라는 뜻의 스테이(stay)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다. 기술을 통해 숙박산업을 혁신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를테면, 360도 VR객실정보는 가상현실이라는 방식으로 객실 내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그래서 숙소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소한다. 이렇듯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의 융합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숙박산업의 선진화를 이끌어 가겠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심명섭 대표 프로필


▲1977년 대구 출생 ▲위드웹 대표이사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이사 ▲2016년 8월 대한민국디지털경영혁신대상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수상 ▲2016년 9월 지역산업진흥유공포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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