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동아일보는 전날 정보당국의 말을 빌려 김정남이 피살된 장소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 저가항공사 출국 카운터가 몰려있는 2청사였다고 보도했다.
또 동아일보는 말레이시아 현지 소식통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말레이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이날 비행기를 타고 마카오로 떠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김정남이 공항 쇼핑구역에서 쓰러졌다”고 말했다. 마카오는 김정남이 최근 몇 년간 이복동생 김정은의 암살 위협을 피해 전전해 온 국가 중 하나다.
피살 당시 김정남을 향해 여성 두 명이 다가갔고 이들은 독침을 이용해 김정남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범죄수사국(CID) 관계자는 “바늘에 찔려 독살 당한 시신이 푸트라자야 병원에 안치된 것은 맞다”면서도 “우리는 김정남이 누군지 잘 알지 못해 독살당한 시신이 김정남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푸트라자야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망한 북한 남성은 1970년생이며 성은 Kim(김)”이라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지금까지 1971년생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독침이 아닌 독극물에 적신 헝겊을 피살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보도가 말레이시아에서 나왔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말레이시아키니’는 14일 현지 경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행기 탑승 수속 중이던 김정남에게 한 여성이 접근해 독극물로 추정되는 액체가 묻은 헝겊을 머리에 뒤집어씌웠다고 보도했다. ‘독극물 헝겊’ 공격을 받은 김정남은 눈이 따갑다며 항공사 직원에게 고통을 호소했고, 이후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당국이 확인한 사진에 따르면 김정남은 공항에서 완전히 널브러져 있는 상태였다.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현지 수사 당국이 촬영한 현장 사진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당시 쓰러진 김정남 상태를 보면 이송 중에 사망했다기보다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사망한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정남의 시신 상태로 볼 때 독침 공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요인을 암살할 때 주로 독침을 사용하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현재 김정남의 시신은 푸트라자야 병원에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을 공격한 후 달아난 여성 두 명을 추적하고 있지만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