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사십춘기’ PD “‘무한도전’ 배려 덕에 좋은 기회 얻었죠”

입력 2017-02-22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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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설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가출선언-사십춘기’(이하 ‘사십춘기’)이 막을 내렸다.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메워야했으니 부담감은 처음부터 컸다. 하지만 ‘사십춘기’는 배우 권상우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시간이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었기에 의미는 더욱 컸다.

“김영진 CP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었어요. 그땐 ‘이걸 어떻게 해’라고 했죠. 이후에 권상우 씨를 딱 한 번 만났는데, 그때 이 사람에 대해서 확신이 생겼어요. 실제로 만난 권상우와 정준하씨는 정말 친했어요. 그래서 그들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과정이 드러나면 좋겠다 생각했죠. 불안했지만 둘의 케미를 믿었어요.”

그래도 왜 권상우였을까. 많은 연예인들이 있고, 또 그 사이에 절친들도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그런 가운데 최민근 PD가 선택한 사람은 권상우였다. 정준하는 ‘무한도전’에서의 인연이 있었다고 쳐도, 왜 ‘사십춘기’ 권상우였을까.

“권상우 씨와 제 나이가 비슷해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온 상문고등학교, 제가 그 고등학교 출신이에요. 저희 학교 출신들은 다 그 영화를 봤어요. 그래서 권상우 씨는 저희 세대를 대변하는 우상 같은 존재였죠. 시간이 흘러 권상우 씨도 결혼을 했고, 저도 똑같이 결혼을 한 40대가 됐어요. 그런 것도 이유지만, 제가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권상우의 또 다른 모습 때문이었어요. 권상우를 보여주기 위한 예능이었지만, 하다 보니 ‘사십춘기’라는 콘셉트가 잡히면서 차별성이 나오더라고요. ‘사십춘기’라는 콘셉트도 권상우 씨 입에서 나온 거였어요. 40대 가장이 겪는, 한 번쯤은 집을 벗어나서 일탈을 해보는 콘셉트가 나오면서 자리 잡게 됐죠.”



콘셉트, 캐스팅 모두 좋았다. 그런데 한 가지, 방송 시간대가 문제였다. 국민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7주 휴방기 시작을 책임져야 했던 상황이었던 것.

“‘무한도전’ 시간대에 편성된 건 촬영 이후였어요. 김태호 PD가 6, 7주 공백이 있다고 하기에 정말 농담조로 ‘그럼 ’무한도전‘ 시간대에 들어가는 건 어때?’라고 했죠. 그런데 김태호 PD가 원하면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결정이 너무 빨리 됐어요. 근데 결정이 되고 난 다음에 갑자기 고민이 시작되더라고요(웃음). ‘무한도전’ 팬들에 대한 죄송함이 있었죠. 저도 ‘무한도전’ 연출을 했었던 팬이니까요. ‘무한도전’이 블록버스터라면 ‘사십춘기’는 독립영화 같은 느낌이었어요. ‘무한도전’의 배려로 좋은 상영관을 얻은 거죠.”

파일럿의 다음 과제는 정규 편성. 현재 MBC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발칙한 동거’의 정규 편성이 논의 중인 가운데 ‘사십춘기’ 정규 편성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엔 권상우, 정준하였지만 다음번엔 또 다른 출연자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기에 ‘사십춘기’의 정규편성이 더욱 궁금한 이유.

“방송을 보신 꽤 좋은 배우 분들의 제안을 받았었어요. 심지어 예능에서 보기 힘든 분들까지요. 만약 정규로 간다면요?(웃음)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을 놓고 비교하기도 하고, 출연자가 바뀌어서 시즌제로 가거나 할 것 같아요. 물론 현재 많은 여행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사실 ‘사십춘기’는 여행프로그램이라기 보다 일탈을 주로 콘셉트를 두고 있어요. 이번에 권상우 씨와 정준하 씨가 여행을 선택한 거고요. 정규가 될지 안 될지는 아직 결정이 안 된 상황이에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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