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미우새’ 어머니들 혈압과 맞바꾼 시청률 1위...달콤한가요?

입력 2017-02-24 16:0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BS ‘미운우리새끼’는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이래 새롭게 변종된 관찰 예능으로 방송가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개그맨 박수홍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김건모 역시 ‘나는 가수다’ 이후 겪어 온 예능과의 악연을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우새’를 둘러싼 여론이 결코 곱지 만은 않다. 예능적 요소가 잔뜩 들어간 에피소드로 인해 과거에 보여준 진정성 보다 마치 아들들의 한심한 모습만이 부각되고 있는 탓이다.

예를 들면 김건모가 박수홍에 이어 횟집 어항을 구입한다거나, 박수홍이 다이어트를 위해 윤정수와 단식원 체험을 하는 모습, 토니안이 동거인들과 함께 정장을 빼 입고 애견들의 돌 잔치를 강행하는 모습 등이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쓴 웃음과 함께 VCR를 보고 있는 어머니들처럼 “쟤가 왜 저럴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초창기 ‘미우새’는 혼자 사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이 중점을 뒀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아들의 속내 등이 드러나며 형성되는 가족애가 재미 포인트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금의 ‘미우새’는 마치 나트륨 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온갖 MSG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의 개별 에피소드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관찰 예능이 아니라 한 편의 잘 짜여진 시트콤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해 한 예능국 관계자는 “애초에 ‘미우새’는 설정부터가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다룬 타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관찰 대상을 아들로 한정 짓고 어머니들을 스튜디오에 불러 대화를 나누는 등이 요소가 첨가 됐을 뿐이다. 고유의 아이디어로 만들어 졌다고 보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그런 가운데 ‘미우새’가 조금씩 무리수를 둔다. 초반의 따뜻한 감성이 사라지고 괴이한 에피소드와 지인 찬스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미우새’는 기본적으로 출연자를 바꾸기 쉽지 않다. 매회 무지개 라이브로 신선한 얼굴을 공급하는 ‘나 혼자 산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이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우새’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자극’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시청자가 알던 ‘미우새’의 모습이 조금씩 안 좋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동화 속 미운 오리 새끼는 끝에 백조가 되었다던데 지금의 ‘미우새’를 보고 있으면 오히려 백조였다가 까마귀가 되어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