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WBC] ‘국제대회 통해 성장’ KBO리그, 이젠 되돌아 볼 때

입력 2017-03-09 2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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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홈에서 열린 한국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여정이 이른 시간에 마감됐다.

한국은 9일 오후 6시30분 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WBC 1라운드 최종전에서 11-8로 간신히 승리하며 최하위는 면했지만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비록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빠지면서 최강의 대표팀을 구성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 부진을 통해 KBO리그의 경쟁력 자체에 거품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물론 단기전 3경기가 이들의 기량을 온전히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냉정히 한국야구를 돌아볼 시간이 된 것도 사실이다.

KBO리그의 현재 거대해진 시장 규모는 국제대회의 덕을 많이 봤다. 2000년대 초반 들어서는 한 시즌 관중 200만명 대에 머무르며 침체기를 겪었지만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으로 최근 10여 년 사이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초대 WBC 대회였던 2006년 WBC 4강을 토대로 2007년 400만 관중을 넘긴 KBO리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9년 WBC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의 선전 이후 지속적인 관중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 NC와 kt의 창단으로 10구단 체제가 되며 2016 시즌에는 800만 관중을 넘겼다.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이 팬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으로 이끌며 시장 규모 자체가 커졌고 선수들의 몸값도 엄청나게 뛰었다.

종전 최고 FA 계약을 체결했던 2004년 심정수의 60억원은 2013년 강민호가 4년 75억원으로 9년 만에 깬 뒤로 매년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번 시즌 최형우가 100억원을 넘겼고 곧바로 이대호가 150억원으로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거액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국제대회를 통해 리그의 부흥이 일어나면서 몸집을 키운 KBO리그의 스타들이 무기력하게 홈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본 팬들의 실망감은 지금 매우 크다.

물론 이미 KBO리그 관람 문화가 정착된 상황에서 2017 WBC의 부진만으로 팬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이대로 현재의 인기를 자신하며 수수방관한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이번 대회에서처럼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팬들의 관심은 언제든 다시 떠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고척돔=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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