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가슴 울린 ‘역적’ 최교식의 “내 맴이여∼”

입력 2017-04-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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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최교식이 25년 내공으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출처|MBC 방송화면 캡처

엔딩신을 주인공 대신 단역에게 맡겨
최교식 “국민이 주인…가슴이 벅찼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 캐릭터 이름도 없는 인물을 엔딩 장면에 등장시켜 적잖은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주인공은 25년 경력의 연기자 최교식(43)이다.

25일 방송한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역적)의 26회 마지막 장면은 홍길동(윤균상) 무리가 연산군(김지석)의 폭정을 저지하기 위해 관군과 대치하는 내용으로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백성들이 홍길동을 도우러 나섰고, 백성 중 한 명을 연기한 최교식이 부상을 당해 쓰러진 모습을 카메라가 클로즈업했다.

최교식은 “내 맴이여∼”라며 극중 아모개(김상중)가 입버릇처럼 사용했던 말을 내뱉으며 “내 평생 오늘처럼 신나고 상쾌한 날은 없었어. 오늘에야 처음으로 내 맘 가는 대로 하고 살았소”라고 말했다. 자신의 행동에 인생 최고의 행복과 만족감을 드러내며 최후를 맞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가슴의 울림을 받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보통 드라마의 엔딩은 해당 회의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을 집약하면서 동시에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주인공이 장식하지만 ‘역적’은 연출자 김진만 PD의 의도로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권력에 아첨하거나 굴복하지 않는 백성의 용기와 힘이라는 메시지를 최교식이라는 단역에게 맡긴 것이다.

막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최교식은 27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캐릭터 이름도 나오지 않고, 25년 무명생활을 한 저에게 엔딩신을 맡겨주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며 “국민이 주인이어야 하는 지금의 상황과 맞아 떨어져 연습하면서 가슴이 벅찼다”고 돌이켰다. 이어 “극중 캐릭터처럼 이름 없는 백성이 눈물과 땀을 흘려 우리나라가 번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니 눈물 흘리지 않고 덤덤하게 잘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최교식은 1992년부터 연극을 주요 무대 삼아 활동하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얼음집 사장,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에 카메라 감독, ‘밤을 걷는 선비’에 생선장수로 출연한 바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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