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세영 기수, 싱가포르 경마에 도전장

입력 2017-05-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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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영 기수

3개월간 크란지 경마장서 활동

2001년 데뷔해 올해로 데뷔 17년차인 ‘한국 경마의 황태자’ 문세영 기수가 싱가포르로 진출한다. 싱가포르는 국제경주분류위원회(ICSC)로부터 PART II 국가로 분류되는 아시아 경마의 선진국이다.

경주마의 수준이나 경마의 국제화 정도는 한국보다 상당히 앞서 문세영 기수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말 기수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위해 해외활동 희망의사를 한국마사회에 전했다.

한국마사회 국제경마부는 싱가포르 터프클럽(STC)에 한국기수 면허발급 가능성을 문의했다. 이 과정을 통해 1월7일 기수면허 신청서류를 제출할 수 있었다. 면허를 받는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심판제재 내역 등 기수면허 발급을 위해 필요한 서류가 많아, 다시 한 번 제출해야 했다. 싱가포르 터프클럽(STC)의 외국인기수 도입조건은 각 국가별로 최소 10위권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 가능하다. 또 6개월 이상의 면허정지나 범죄경력이 있으면 결격사항이 된다. 문세영 기수는 결격사유가 없고 경주 성적이 우수한 점 등이 반영되어 2월20일 단기면허가 승인됐다.

이번 면허발급은 코리아컵, 코리아 스프린트컵 등의 국제경주 개최와 한국경마가 PART II로 승격된 점 등 높아진 한국경마 위상의 반영됐다. 문세영 기수는 4월28일 취업비자 승인을 거쳐 승인일로부터 3개월간 싱가포르 크란지 경마장에서 활동한다. 그는 2013년 마카오에서 3개월 동안 초청 기수로도 활동한 적이 있다. 기승기회는 적었지만, 10번을 타면 1번은 반드시 우승할 만큼의 승률(10%)은 계속 유지했다.

외국은 우리와 문화가 달라 경주에서 방해를 받으면 바로 신고하는 경우도 흔했고, 경주가 상당히 거칠어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문세영 기수는 마카오에서 기수로 활동하며 외국기수들의 다양한 기승방법을 배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과 다른 거친 경주를 경험하고 나니, 국내 경주에 한결 자신감도 붙었다.

이번 싱가포르 진출은 이와 같은 ‘성장에 대한 욕구’ 때문이었다. 한국나이로 36세, 적지 않은 나이지만 도전이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싱가포르는 경주의 수준으로 봤을 때 마카오보다 더 어려운 해외진출이다.

하지만 문세영 기수는 이번 도전에서 성과의 압박보다는 본인을 통해 후배들이 자유롭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머무는 것이 무섭다는 생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어려운 곳에서 적응하다보면 앞으로 말 타는데 정신 육체적으로 더 성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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