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아듀! 118년의 추억…토트넘,맨유 상대 화이트 하트레인 고별전

입력 2017-05-1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1 승리…팬들 의자 등 기념으로 뜯어가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 스타디움에선 15일(한국시간) 토트넘-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토트넘은 빅토르 완야마와 해리 케인의 연속골을 앞세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1로 꺾고 24승8무4패, 승점 80으로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올 시즌 2위를 확정했다. 손흥민(25·토트넘)도 선발출전했으나, 고대했던 시즌 20호골을 터트리지 못한 채 후반 27분 교체됐다.

경기 전부터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에서 온 조진형(28) 씨는 “영국에서 유학 중인 친구의 도움으로 어렵게 티켓을 구했다. 이 현장에 와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토트넘은 올 시즌을 끝으로 화이트 하트 레인을 철거한 뒤 새 홈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웸블리 스타디움을 임시로 사용한다.

화이트 하트 레인의 고별전 현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기자단을 위해서도 특별 매치데이 티셔츠, 프로그램 책자 등의 선물 패키지를 기념으로 제공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마지막으로 외친다. 화이트 하트 레인에 양 팀 선수 입장!”이라고 알리자, 홈팬들은 구단에서 마련한 마지막 경기 기념 깃발을 흔들었다. 팬들은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한 글렌 호들(60), 테디 셰링엄(51),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6), 저메인 데포(35·선덜랜드), 라파엘 판데르 파르트(34·베티스) 등의 응원가까지 부르며 경기를 즐겼다. 경기 후에는 수천명이 피치로 들어와 고별행사가 한동안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구단에서 초청한 손님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해리 레드넵(70), 셰링엄, 다비드 지놀라(50), 로비 킨(37·LA 갤럭시), 레들리 킹(37), 베르바토프, 피터 크라우치(36·스토크시티) 등 토트넘을 빛냈던 감독들과 선수들이 초대받았다. 총 48명의 레전드가 피치로 나와 화이트 하트 레인에 고별인사를 전했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 수많은 팬들은 화이트 하트 레인의 흔적을 간직하기 위해 경기장에 걸려있던 현수막, 자신의 좌석, 광고판 등을 뜯어 집으로 돌아갔다. 한 팬은 “시즌 티켓을 30년 넘도록 구매해 모든 홈경기 때 계속 같은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이니 내 의자를 뜯어왔다. 대대로 물려줄 생각이다”며 웃었다. 118년의 화이트 하트 레인 생활을 기분 좋은 승리로 마감한 토트넘은 새 홈구장에서 더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