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LG 채은성 “목표? 많은 경기 나가고 싶다”

입력 2017-05-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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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채은성이 돌아왔다. 그는 시즌 초반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2군행 버스를 탔지만 2군에서 기술뿐 아니라 마음을 정비한 뒤 1군에 복귀하자마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LG 채은성(27)이 돌아왔다. 그는 지난달 30일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으며 2군에 내려갔지만 14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해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채은성다운 활약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타율 0.313, 9홈런, 81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부상이 오면서 주춤했지만 박용택, 루이스 히메네스와 함께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풀타임 시즌을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도 준비를 철저히 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55(22타수10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에서 무너졌다. 홈런 없이 타율 0.208(72타수 15안타), 4타점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LG 서용빈 타격코치는 채은성의 부진에 대해 “너무 잘 하려고 하다가 스스로 무너졌다”며 “올해는 지난 시즌 좋았던 것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야하는데 더 잘 하려다가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팀으로서는 채은성의 부진이 뼈아팠다. 그는 지난해 LG의 히트작품이었다. 필요할 때마다 타점을 올려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LG 양상문 감독과 서 코치는 꾸준히 기회를 부여하며 그의 부활을 기다렸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2군행이 결정됐다. 채은성에게는 ‘기회’였다. 그는 “김동수 2군 감독님과 신경식 타격코치님과 기술적으로는 무너진 하체밸런스를 보완하는데 집중했다”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점점 공에 힘이 실리고 타격 타이밍이 맞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타구질도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1군으로 콜업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지난해는 운이 따랐고 실력이 아닌 그저 일이 잘 풀렸던 것뿐인데 올해 욕심을 내고 더 잘하려고 했다”며 “2군에 내려가서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1군에 왔지만 들뜨지 않고 편안하게 치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서 코치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서 코치는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 1사 3루서 타석에 서는 그에게 “병살을 쳐도 좋다. 초구부터 돌리라”고 주문했다. 채은성도 ‘후회 없이 쳐보자’는 마음으로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러 개인 2호 장내홈런을 만들어냈다. 그는 “1군에 오자마자 팀에 보탬이 돼 좋다”며 “앞으로 목표는 경기에 최대한 많이 나가는 것이다. 물론 야구를 잘 해야 가능하지만 지금은 중심타선에 들어가고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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