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가 900회에 이르기까지 ‘집으로’ ‘사랑의 카운슬러’ ‘달인’ ‘할매가 뿔났다’ ‘감수성’ ‘힙합의 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많은 인기 코너들이 존재했다. 사진제공｜KBS
‘개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KBS 2TV ‘개그콘서트’는 1999년 9월4일 첫 방송해 28일 900회를 맞기까지 18년 동안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현존 최장수 개그프로그램이다. 숱한 스타와 유행어를 낳은 ‘개그콘서트’는 해당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그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이 ‘역사’의 산증인인 26명(공채 14~31기, 남22명·여4명)의 코미디언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이들은 18년간의 ‘개그콘서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또 머지않아 만날 1000회는 어떤 모습일까. 스포츠동아가 ‘개그콘서트’의 18년을 되돌아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코미디언은 김준호
김대희와 컴백…과거 영광 재현 노려
재밌었던 코너에 2010년대는 3개뿐
女·중간기수 활약 힘입어 부흥 기대
한 프로그램이 900회를 방송하며 18년 동안 시청자와 만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시청률이 낮으면 즉시 폐지 수순을 밟는 요즘의 제작 환경에서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의 존재의미는 더욱 크다. 모두의 땀과 눈물이 모여 일궈냈기에 더욱 값진 900회의 영광이다. 이제 2년여 뒤 1000회까지 이어지길 기대하며 ‘개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본다.
● 과거 : 김준호·김대희가 대들보
‘개콘’의 역사는 KBS 공채 14기(1999년) 김준호와 김대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그만큼 두 사람의 존재감은 강렬하다. 개그맨 26명이 참여한 ‘가장 기억에 남는 코미디언’ 설문에서 김준호는 6표, 김대희는 3표를 각각 받았다. 또 이들을 ‘한몸’으로 여기고 동시에 선정한 답변도 3건 나왔다. 김준호와 김대희의 영향력을 말해준다.
첫 방송 때부터 함께 한 두 사람은 당시 심현섭 주축의 ‘사바나의 아침’에서 보조역할을 했다. 이제는 전면에 나서 후배들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로서 ‘개콘’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김준호는 ‘씁쓸한 인생’ ‘꺾기도’ ‘집으로’ ‘감수성’ 등에서, 김대희는 ‘대화가 필요해’ ‘어르신’ ‘가문의 영광’ 등에서 숱한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개그를 향한 열정을 쏟았다. 6월부터 다시 ‘개콘’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전성기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계획이다.
● 현재 : 정체와 위기의 사이에서
‘개콘’에 언제부턴가 ‘위기설’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체계적으로 시청률을 집계한 결과 2015년부터 하락세가 나타났다. 전성기로 꼽히던 2000년대 최고 시청률이 30%(닐슨코리아)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그 절반으로 줄었고 두 자릿수도 간신히 넘길 정도다. 시청자 관심의 척도인 시청률 변화는 출연자들의 설문 답변에서도 드러났다.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재미있고 인상적인 코너’라는 질문에 대부분 2000년대 코너를 지목했다. ‘집으로’와 ‘깜빡홈쇼핑’(2004), ‘대화가 필요해’와 ‘사랑의 카운슬러’(2006), ‘달인’(2007), ‘할매가 뿔났다’(2008), ‘분장실의 강선생님’(2009) 등이다. 2010년대 방송한 코너 중에는 ‘감수성’(2011), ‘전국구’(2012) ‘힙합의 신’(2014)이 꼽힐 정도다.
● 미래 : 여성 강세·중간 기수들의 성장
잠깐의 정체는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연출자 이정규 PD는 “형식과 관점의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준비해 한번에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PD의 자신감의 배경에는 개그우먼들의 강세, 중간 기수들이 빠른 성장세가 있다.
현재 김민경·박소라·이수지·이현정·손별이 등 개그우먼이 ‘개콘’의 14개 코너 중 대다수에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장기영(2010년 25기), 서태훈·이상훈(2011년 26기), 곽범·임재백(2012년 27기), 김병선·장윤석(2013년 28기), 홍현호(2014년 29기) 등 4∼8년차들이 중심을 이끌고 있다.
KBS 김진홍 예능국장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일주일 내내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이는 18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시대의 흐름에 시청자가 느끼는 개그 감성이 많이 달라져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소통과 공감을 최우선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