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뽕영화 NO”…‘박열’ 이준익 감독, 진실+가치관 100%

입력 2017-05-25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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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 그 상황을 돌파한 22살의 청년의 모습을 잊고 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준익 감독이 다시 한 번 시대를 향해 외침을 시작했다.

25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 제작보고회에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이제훈, 최희서가 참석했다.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제훈이 일본 제국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을 맡았고 최희서가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을 맡으며 ‘동주’에 이어 이준익 감독과 함께 한다. 이 외에 ‘미즈노 렌타로’역에 김인우, 조선의 신문기자 ‘이석’역에는 권율, 박열과 후미코를 돕는 불령사의 아나키스트 ‘홍진유’역에는 민진웅이 참여한다.

‘동주’이후 다시 메가폰을 잡은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 시인은 누구나 다 알지만 박열은 누구인지 잘 모른다. 나도 박열을 몰랐는데 1997년 ‘아나키스트’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름 없이 돌아가신 독립운동가를 많이 알게 됐다”라며 “그 중에 박열이라는 인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라고 말했다.

이어 “20년이 지나 이 영화를 연출한 것이 스스로 대견하다. ‘동주’에서는 윤동주 뿐 아니라 송몽규도 발견이 됐는데 박열도 그만 있는 게 아니라 가네코 후미코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20년 만에 ‘박열’을 연출하게 된 이준익 감독은 “독립운동가들은 대부분 상해에서 활동했지만 제국주의의 주최는 도쿄였다. 거기서 자신의 몸을 던졌던 분들이 계신다. 이봉창 의사도 그렇고 박열 열사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이들의 구체적인 삶의 흔적들에 대해서 넘어가고 사는 게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위안부’의 문제도 남아있지 않나. 하지만 과거에도 관동대지진때 일본인들이 4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일본은 국면전환을 위해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며 유언비어를 퍼트려 조선인들을 6600명을 학살했다”라며 “그 안에서 보여줬던 22살 박열의 기개와 용기, 세상을 정면으로 뚫어보는 시선이 매력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가해국이다. 하지만 계속 피해국인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자신들이 가해국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개선돼야 한다. 자꾸 역사를 인식하라고 말해서 ‘꼰대’ 같지만 영화를 통해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또 ‘국뽕’영화를 만드려면 뭔가 볼거리도 많아야 하지 않나. 하지만 오락성을 덧붙이면 박열 열사와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실존 인물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그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에 충실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국가관, 인간관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잊어선 안되는 인물로 ‘가네코 후미코’역을 꼽았다. 그는 “가네코 후미코의 근대성을 높이 사고 있다”라며 “우리는 보통 서양 여성들의 근대성과 현대성을 강조하며 배우는데 동양 여성 중에 그런 존재가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인색했는데 가네코 후미코는 엄청난 페미니스트다. 20살에 썼던 자서전이나 법정에 쓰여진 기록을 보면 엄청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준익 감독은 ‘박열’을 ‘힙합’으로 비유했다. 그는 “힙합정신과 박열의 정신이 같다. 세상에 대한 자기 불만과 상처를 정면으로 외쳐 극복하는 모습이 비슷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열’은 6월 28일에 개봉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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