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랑, 선, 성장…뻔해도 괜찮아, ‘원더우먼’이니까

입력 2017-06-01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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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더 우먼’ 리뷰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 ‘다이애나’(갤 가돗)는 어렸을 적부터 전사가 되길 꿈꾼다. 이를 반대하는 어머니 ‘히폴레타’(코니 닐슨)는 제우스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인간과 세상을 파멸시키기 원하는 전쟁의 신 ‘아레스’에 대해 말해주며 다이애나에게 전사가 되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어머니 몰래 이모 ‘안티오페’(로빈 라이트)에게 훈련을 받는다. 곧 이내 들키지만 결국 다이애나는 훈련을 받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최강의 전사가 된 다이애나는 안티오페와 훈련을 하다 자신도 모르는 힘을 쓰게 되지만 이에 대해 말해주는 자는 없다. 그러던 중 비행기 불시착으로 바다에 빠진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를 구하게 되고 그를 찾던 적들로 인해 데미스키라 왕국은 한 번의 전투를 겪게 된다. 스티브를 통해 바깥세상에서는 제1차 세계 대전이 있는 것을 알게 됐고 ‘아레스’가 돌아온 것을 직감한 다이애나는 스티브와 함께 전장으로 뛰어든다.

한편, 독일군의 점령을 받은 벨기에에서는 독일군의 후원을 받는 이자벨 마루 박사(엘라나 아나야)는 대량학살이 가능한 새로운 화학공식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광적인 루덴도프르(대니 휴스턴) 장군은 정전을 반대하며 반드시 자신이 승리해야 한다는 광적인 생각을 한다.

‘원더 우먼’은 용기, 능력, 정의 그리고 사랑을 모두 갖고 나타났다. 사족을 붙이자면 예쁘고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오죽하면 관람객 후기 중에는 ‘영화를 보고 여자친구를 보지 말라’는 경고(?)도 있을 정도니.

‘원더 우먼’은 외적으로도 매력적이지만 그의 액션 역시 빈틈이 없다. 진실을 말하게 하는 헤스티아의 올가미, 총알을 튕겨내는 승리의 팔찌, 무적의 방패, 제우스가 남긴 검인 ‘갓 킬러’ 등 독특한 무기로 적들을 무찌르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영화를 위해 제작준비단계에서 9개월간 강도 높은 벌크부터 웨이트 들기와 심혈관 훈련을 받았고 양궁과 칼싸움, 승마 등을 연습한 갤 가돗은 빛을 발한다. 특히 마지막 ‘아레스’와 대결에서 숨겨진 힘이 펼쳐질 때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원더 우먼’의 전반부는 다이애나가 전사로서의 성장 및 신체적인 정상에 가깝고 후반부에서는 마냥 순수하기만 했던 그가 인간을 알아가고 현실을 깨닫고 내면적인 성장을 하며 히어로가 돼간다. 또한 이를 통해 보는 관객에게도 전쟁의 신 ‘아레스’가 하나의 대상이 아닌 인간의 욕심으로 탄생되는 모든 것들이라고 꼬집는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은 역시나 ‘사랑’과 ‘선(善)’이라는 DC의 특유의 메시지도 빼놓지 않는다. 뻔하지만 괜찮다.

적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현 시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성(性), 이종차별 등을 꼬집기도 한다. “여성의 참정권이요? 그건 목소리를 낼 일”, “배우가 꿈이었지만 백인이 아니라 할 수가 없었어요”라는 등의 대사로 여전한 편견이 있는 사회를 일깨워주기도 한다.

76년 만에 처음 장편 솔로 무비에 나온 ‘원더 우먼’은 성공적으로 안착한 듯하다. 지난해 ‘배드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강렬한 배경음악과 함께 등장해 존재를 알린 ‘원더 우먼’은 솔로 무비에서 그만의 가치관, 능력 등을 발휘하며 관객들에게 매력을 발산했다. 어쩌면 ‘수어사이드 스쿼드’, ‘배드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의 흥행 저조로 구겨질 대로 구겨진 DC코믹스의 자존심을 세워줄 지도 모르겠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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