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선택은 후자였다. 그리고 그 결과, 낙점된 선수가 제이미 로맥(32)이었다. SK는 예전부터 로맥을 주시해왔다. 그럼에도 뽑지 않은 이유는 ‘공갈포 타입이라 실패 위험이 커 보인다’는 것과 로맥이 유격수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SK 스카우트 파트와 운영 파트는 ‘강점을 특화시키자’는 결단을 내렸다.
눈여겨볼 대목은 로맥이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SK가 영입을 강행한 점이다. 이에 관해 SK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일본과 KBO리그는 다른 면이 있다. 로맥은 KBO리그에서 통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일본에서 시련을 겪었기에 한국에서는 더 잘하려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적어도 5일 시점까지 봤을 때, SK의 선택은 적중했다. 총액 45만 달러(연봉 30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대체 외국인선수가 알짜 가성비를 발산하고 있다. 22경기 77타수에서 11홈런을 뿜어내고 있다. 장타율은 0.766에 달한다. 한동민(16홈런)~최정(18홈런)~김동엽(13홈런) 등과 더불어 서로 시너지효과를 주고받고 있다.
물론 로맥은 예상했던 그대로 삼진(27개)도 많다. 수비도 아주 잘한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외야는 물론, 1루와 3루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쓰임 폭이 넓다. 스스로는 “2루수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SK는 “아직은 KBO리그 투수들에 적응하는 시간일 것이다. 몸이 앞으로 쏠리는 폼을 교정하면 약점도 보완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금 뭘 해도 되는 것 같은 SK의 상징적 존재가 로맥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