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그가 왜 국민타자인지 증명하다

입력 2017-06-06 19:3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이승엽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국민타자’다. KBO리그에서 전무한 기록을 남겼고, 지금도 여전히 현역생활을 이어가면서 역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단지 기록뿐만이 아니다. 그는 늘 중요한 순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었다. 팀에, 혹은 한국에 가장 필요한 순간 홈런포를 가동시킬 줄 아는 진짜 스타였기 때문이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전에서도 이승엽의 ‘스타성’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는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6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눈에 보이는 숫자보다 영양가가 높았다. 특히 양 팀 27안타, 4홈런, 22득점이 나는 난타전 속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이승엽은 10-10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1루서 상대투수 이용찬의 시속 125㎞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낙차가 큰 공이었지만 제대로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시즌 8호, 개인 통산 451호. 5월 21일 대전 한화전 이후 16일만의 홈런.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하게 흘러가던 승부의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 홈런이었다. 평소 홈런을 쳐도, 타점을 올려도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도 환호하게 만든 짜릿한 한 방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이승엽은 결승포를 터트리기 전에도 귀중한 타점을 올렸다. 8-7로 경기를 뒤집은 8회초 1사 2·3루서 2타점적시타를 때려내며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두산이 8회말 3점을 따라붙었기 때문에 만약 그의 2타점이 없었다면 자칫 경기를 내줄 수도 있었다. 그가 이날 기록한 4타점은 팀이 승리하는데 모두 알토란같은 점수였다.

사실 이승엽은 이전까지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몸상태가 좋지 않아 띄엄띄엄 선발출장했다. 6월 2일 대구 KIA전에 나선 이후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 김한수 감독은 “이승엽의 컨디션이 괜찮다는 보고를 들었다. 오늘은 6번으로 선발출장한다”고 밝혔다. 그의 출장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삼성도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최근 5승1패로 상승세를 탔다.

이승엽은 경기 후 “최근 팀에 힘이 되지 못해 선수들과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었다”며 “오늘은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에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는 홈런을 치게 돼 오랜만에 정말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이어 “나도, 팀도 지금의 좋은 느낌을 오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