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체크] ‘파수꾼’이 유독 통쾌한 이유? 을(乙)들의 뭉침

입력 2017-06-09 1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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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체크] ‘파수꾼’이 유독 통쾌한 이유? 을(乙)들의 뭉침

갑(甲)이 아닌 을(乙)들이 뭉쳐 만들어 내는 ‘파수꾼’의 이야기가 안방을 울리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이 짜임새 있는 스토리, 쫄깃한 긴장감, 배우들의 열연 등이 어우러진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같은 호평을 입증하듯, ‘파수꾼’은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수꾼’은 법의 테두리 밖에서 범죄자들을 잡는 조직 파수꾼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범죄로 사랑하는 가족을, 평범했던 일상을 잃은 사람들이 직접 진실을 찾기 위해 뭉쳤다는 것이 ‘파수꾼’ 이야기의 시작. 이 과정에서 파수꾼 조직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맞서고, 범인들을 잡는 에피소드가 매회 긴장감과 통쾌함을 동시에 선사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파수꾼’ 5~8회에서는 조수지(이시영 분), 서보미(김슬기 분), 공경수(샤이니 키 분) 등 파수꾼 멤버들이 슈퍼주인 살인 사건의 진범을 잡는 모습을 그려냈다. 범인은 억울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고도 뻔뻔히 살아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과 아내를 납치하는 등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이 때 몸을 던져 이들을 구하는 조수지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화끈한 액션뿐 아니라, 조수지의 대사는 강렬하고도 통렬했다. “너희들이 범인을 풀어주는 바람에 오늘 두 사람이 죽을 뻔했어. 검사가 검사답게 굴었으면 내가 나설 일도 없었을 텐데! 너희들이 못 잡고 안 잡으니까 내가 대신 잡았잖아.” ‘파수꾼’을 관통하는 대사와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파수꾼’ 9~12회에서는 서보미의 가족이 몰살당한 사건을 펼쳐냈다. 검찰은 주한미군이 용의자로 지목된 것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까 봐, 사건을 덮었다. 검찰이 범인을 일부러 안 잡았다는 사실을 안 뒤, 서보미는 복수를 위해 파수꾼이 됐다. 서보미의 사연이 드러나며 조수지, 공경수는 더욱 범인을 잡는데 박차를 가하게 됐다. 같은 고통과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파수꾼’은 우리가 종종 사회면 기사에서 접할 수 있는 사건들을 펼쳐내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파수꾼' 속 사건과 이야기에 낯설지 않게 빠져들었다. 범인을 풀어준 법과 검찰에 대한 답답함, 풀려난 범인이 사회 속에서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소름을 느끼면서도, 현실에는 없는 파수꾼의 활약에 통쾌함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극중 파수꾼 멤버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삶을 살던 인물들이었다. 딸과의 일상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던 엄마,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언니의 사랑을 받는 막내딸 등. 이들이 복수를 행할 수밖에 없는 뼈아픈 상황에 분노하면서도, 또 다른 범죄를 막아내는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유는 바로 갑이 아닌 을들의 뭉침에 있었다.

'파수꾼'은 현재 서보미를 시작으로 파수꾼 멤버들의 사연을 풀어내며, 이들이 함께 복수 그 이상의 정의를 실현해가는 이야기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들의 복수의 화살이 어떤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지, 또 현실을 넘어선 통쾌함을 전할지, ‘파수꾼’의 향후 이야기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제공 | 갤러리나인, 해피글로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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