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알쓸신잡’ 배울 만큼 배운 분들의 아무말 대잔치

입력 2017-06-12 15:0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이슈] ‘알쓸신잡’ 배울 만큼 배운 분들의 아무말 대잔치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이 다섯 남자의 아무 말 대잔치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알쓸신잡’은 지난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첫 회 5.4%, 2회차에서 5.7%의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알쓸신잡’ 방송 후 관련 단어들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면서 화제성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

그러나 ‘알쓸신잡’은 연출 나영석 PD의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화법을 취한다. 여기에는 동물친구가 없고, 남심을 자극하는 여자 게스트도 없다. 또한 나 PD의 장기인 먹는 것을 걸고 게임하기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쓸신잡’의 엔터테인먼트 적 요소는 명확하다. 바로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으로 이어지는 ‘아무말 대잔치’가 시청자들의 지식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다.


이들은 첫 만남부터 통영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저녁에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는 나누다가 장어의 종류와 민물장어의 산란 그리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대화를 이어간다.

또한 이들은 통영에서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지금을 사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한편 순천&보령 편에서는 유시민 항소 이유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끝내 디지털 기기의 등장으로 인류의 두뇌는 퇴화됐는가라는 주제로 끝을 맺는다.


이런 ‘알쓸신잡’의 흐름을 두고 ‘아무말 대잔치’, ‘의식의 흐름’이라는 단어 외에 달리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들은 찬반을 나누어 토론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어떤 결론을 내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의 술상 토크’에 불과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알쓸신잡’에서 나오는 이야기 자체는 말 그대로 딱 어느 자리에서 가서 아는 척 하기 좋은 그런 소재들이다. 하지만 굳이 몰라도 상관없는 지식들이기도 하다. 그런 소재들이 이들의 입을 통해 매우 빠르고 간결하게 전달된다. 인문학이라면 어렵게 여기는 시청자들에게 이 소재가 가볍고 친근하게 소비되는 것”이라며 “어려운 정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사랑을 받은 ‘썰전’과 같은 이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사진제공 | tvN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