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계단, 경사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그리고 산 허리를 구비구비 감아도는 길, 요즘 인기높은 부산 시티투어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 ‘산복도로’를 테마로 한 색다른 여행해설서가 나왔다.
(주)부산여행특공대의 손민수 대표가 쓴 ‘산복도로 이바구’(인디페이퍼)는 부산 근·현대사의 발자취가 짙게 남아있는 원도심과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부산의 여행이야기를 담고 있다. 손 대표의 여행해설서에는 그동안 부산여행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해운대나 광안리, 태종대에 대한 소개가 전혀 없다.
대신 부산 원도심 관광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했던 주인공답게 400여 페이지의 책 내내 초량 이바구길, 국제시장과 깡통시장, 168계단, 아미독 비석문화마을, 영도 봉래산, 흰여울 문화마을 등 부산을 어제와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 냄새 가득한 지역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지역별로 나눈 각 장 말미에는 들어볼까, 가볼까, 들러볼까, 맛볼까, 잘까 등 각종 여행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한 ‘여행자 수첩’이 있어 부산여행을 짜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의 진짜 매력은 그런 실용적인 정보 못지않게 현지 토박이가 마치 술자리에서 조근조근 들려주는 듯한 부산 동네들의 살가운 ‘이바구’에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