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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얼굴 등장, 세대교체 신호탄!
심재영(22·한국체대)과 정윤조(22·경희대) 등 새 얼굴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림픽을 예로 들면, 태권도는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 하는 종목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 태권도는 춘추전국시대나 다름없다. 여자 57㎏급의 제이드 존스(영국), 남자 58㎏급의 파르한 아슈르자데 팔라(이란) 등 최강으로 군림하던 선수들도 언제 왕좌를 내줘야 할지 모른다. 실제로 존스는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이아름(25·고양시청)에게 패했고, 팔라는 8강전에서 탈락했다. 특히 남자 58㎏급의 정윤조는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 세계랭킹이 105위였는데, 4강전에서 1위 카를로스 나바로(멕시코)를 꺾기도 했다.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는 점은 앞으로의 희망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심재영. 사진제공|세계태권도연맹
● 개정된 경기규칙 완벽 적응
개정된 경기규칙은 이번 대회에서 호평을 받은 부분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1월16일(한국시간) 캐나다 버나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경기규칙이 이번 대회부터 적용됐는데, 공격 부위별로 배점에 차등을 두고, 감점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예를 들면 의미 없이 3초 이상 허공에 발차기를 하는 행위는 경고 없이 곧바로 감점이다. 이기기 위해선 쉬지 않고 공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 그 덕분에 고득점 경기가 속출했고, 팬들의 호응도 좋았다. 남자 68㎏급 금메달리스트 이대훈(25·한국가스공사)은 6경기에서 총 162점(경기당 27득점)을 따내며 공격태권도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에 이대훈은 “1등을 했으니 새 규정에 적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자주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고, 여자 73㎏급 은메달리스트 오혜리는 “체력소모가 크지만, 파이팅 넘치는 태권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