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KOVO 신임 총재는 급진적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배구를 겨울스포츠 최강자로 끌어올린 현 KOVO 실무진과 배구인들의 노력을 경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조원태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가 취임식을 위해 단상에 오르는 순간, 일본 드라마 ‘굿럭’의 OST가 흘러나왔다. 일본의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하는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이 드라마는 비행기 조종사의 꿈과 사랑을 담은 흥행작이었다.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배구단 구단주인 조 총재가 이제 한국배구의 항로까지 정하는 수장의 지위에 올랐다.
취임식과 구자준 전 총재 이임식이 동시에 열린 소공동 롯데호텔은 배구인들로 가득 들어찼다. 그만큼 새 총재를 향한 기대가 크고, 그가 제시하는 비전을 듣고 싶었을 것이다. 한편에서는 딱 그만큼 조 총재 체제의 KOVO 집행부를 향한 우려도 컸다는 반증이다.
관심이 집중된 취임사에서 조 총재는 임기 중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한 방향성을 함축했다. ▲남자프로배구 제8구단 창단 ▲타이틀 스폰서를 비롯한 KOVO 재정 확충 ▲유소년 배구 인프라 구축 등 배구 생태계 구성 ▲심판 교육 시스템 강화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경쟁력 향상과 대한배구협회와의 소통 등, 소위 ‘5대 과제’가 그것이다.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이.취임식에서 제6대 조원태 신임 총재가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취임식 직전 열린 미디어 인터뷰에서 조 회장은 대기업 사장답지 않은 ‘수줍음’을 보여줬다. “아직 배구를 잘 모른다”고 솔직히 말했다. 다만 ‘배구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배구 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순수한 의지만큼은 거듭 밝혔다.
취임식 직후 조 총재는 배구계의 촉각을 집중시켰던 새 사무총장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에서 기획통으로 꼽히는 김윤휘 유니컨버스 총괄임원을 사무총장으로 내정했다. 그룹 일로 바쁠 조 총재를 대신해 김 신임 사무총장은 배구계 실무를 최전선에서 챙겨야 될 것이다. 세간에 나돌던 부총재직은 마련하지 않았다. 뜻있는 배구인들은 “(대한항공 사람들이) 점령군처럼 KOVO로 내려와 ‘대한항공 코드’에 맞춰 줄을 세우는 사태를 가장 우려했는데 일단은 현재의 KOVO 문화를 존중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안도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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