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삼성은 포항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입력 2017-07-04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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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제 2구장 경기는 평소 야구장을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소외지역 팬들이 모처럼 야구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 1년에 6경기 밖에 없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 팬들은 매 경기 예매전쟁을 치른다. 예매에 성공한 제 2구장 지역 팬들은 이른 오후부터 구장을 가득 메운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있는 일정이다. 익숙하지 않은 제 2구장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소화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수도권 팀과의 대결까지 앞뒤로 잡혀 있다면 늘어나는 이동거리는 절대 만만치 않다. 원정경기와 마찬가지로 숙소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도 컨디션 유지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구장을 찾은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환호 덕분이다. 그런 면에서 삼성은 포항팬들의 힘을 제대로 받고 있는 구단이다. 삼성은 포항야구장을 2012년부터 제 2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올해 6월까지 열린 41경기에서 31승10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남겼다. 11번의 3연전 중 위닝시리즈를 챙긴 경우가 무려 9번이 된다. 포항은 삼성에 ‘기회의 땅’인 것이다.

포항팬들은 대기록이 나오는 순간에도 삼성과 함께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라이언킹’ 이승엽(41)은 KBO 통산 400호 홈런을 공교롭게도 포항구장에서 쏘아 올렸다. 2015년 6월 3일 롯데전에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포항팬들과 함께 맛봤다. 포항야구장에는 지금도 이승엽의 400호 홈런을 기념하는 대형사진이 구장 한편에 전시돼 있다.

삼성은 시즌 초 부진한 출발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팬들의 원성을 들었다. 그러나 포항에서는 여전히 강팀이다. 6월에 포항에서 열린 kt와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하더니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6월 승률 0.520을 찍었다. 최근 KIA와 SK에 연달아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그 기세가 한풀 꺾였으나 다시 일어설 기회를 포항에서 잡게 됐다. 삼성은 롯데와 3연전서 10번째 포항 위닝시리즈를 챙길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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