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종전 서울시청과 SK슈가글라이더즈 경기가 1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렸다. 31-30 승리를 거두며 우승를 차지한 SK슈가글라이더즈 김온아가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공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SK 슈가글라이더즈에 감독은 없었지만 에이스 김온아(29)가 있었다. 김온아를 중심으로 선수들은 이기호 코치 체제로 결속했다. 임오경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챔피언 서울시청도 사력을 다했다. 1차전(30-29, SK 승)과 2차전(26-27, 서울시청 승) 1점차로 승패를 주고받았던 양 팀은 3차전에서도 일진일퇴를 이어갔다. 전·후반 30분씩을 채우고도 27-27로 맞서 연장전 10분까지 치렀다. 단 한순간도 어느 한 팀이 3점 이상 앞서지 못한 박빙이었다.
그러나 쥐어짜는 마지막 한 방울의 체력에서 SK 슈가글라이더즈가 앞섰다. 1점 차(29-28)로 연장 전반을 앞섰다. 연장 후반 개시 후, 3분 동안 양 팀은 1골도 넣지 못하고 대치했는데, 균형을 깬 것도 김온아의 결정력이었다. 김온아는 7m 페널티스로우 성공에 이어, 유소정이 2분간 퇴장을 당한 위기상황에서 결정적 슛을 성공시켰다. 서울시청은 에이스 권한나를 앞세워 끝까지 추격했지만 31-30, SK 슈가글라이더즈의 창단 첫 우승을 막을 순 없었다.
우승 확정 직후, MVP로 뽑힌 김온아는 목이 쉬어 있었다. “평소에는 소리 안 지르는데 중요한 경기였고, 팬들이 많아서 전달을 위해 질렀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 감독님이 없어서 동요가 없진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감독님 부탁을 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SK슈가글라이더즈 선수들이 2017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시청을 31-30으로 꺾은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올림픽공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SK 슈가글라이더즈로 이적 2시즌 만에 우승을 선사했다. “오늘 초반부터 집중 견제가 있어서 어시스트를 많이 생각했다. (유)소정이, (최)수지가 잘 해줘서 상대 수비가 벌어졌다. 그 틈을 노린 것이 마지막에 잘 됐다”고 공을 돌렸다.
2016년 리우올림픽의 아픔, 발목 부상 등의 시련을 딛고 정상을 탈환한 김온아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 목표를 이뤘다. 대표팀에 가서도 몸 관리 잘해서 12월 세계선수권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온아는 팀에서 함께 뛰는 동생 김선화(26)와 자매 동반우승도 이뤘다. 김선화는 “2차전은 내가 실수를 많이 해서 진 것 같아서 미안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잘 됐다”고 울먹였다. 감정이 복받친 동생을 향해 김온아는 “괜찮다”고 다독였다. “동생 덕분에 팀에서 적응하는 시간이 단축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울시청의 권한나(28)와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서도 “(권)한나랑 3번 붙어서 3번 다 이겼다. 체력은 내가 더 좋다.(웃음) 한나도 좋은 선수이니까 나도 열심히 하게 된다. 선의의 경쟁이 리그부터 대표팀까지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올림픽공원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