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암벽의 자태, 눈호강 하러 왔구나

입력 2017-07-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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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시루봉(왼쪽)과 학소대. 청송 주왕산은 태고의 역사를 간직한 기암절벽이 자아내는 화려한 자태가 일품이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24곳의 지질명소 중 9곳이 이곳에 있을 정도다.

■ 물 좋고 산 좋은 ‘청송’ 100배 즐기기

주왕산 초입부터 펼쳐진 파노라마 절경
뽀얀 속살 드러낸 ‘백석탄’ 청송8경 으뜸

99칸 양반가옥 ‘송소고택’ 한옥의 멋
대명리조트 청송 솔샘 온천은 힐링 천국

청송은 전체 면적의 83%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고장이다. 북쪽의 비봉산, 남쪽의 보현산 면봉산 구암산, 동쪽의 태행산 주왕산 무포산 등이 청송을 둘러싸고 있다. 이곳은 2011년 국제슬로시티 지정,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될 정도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좋은 관광자원에 비해 교통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다른 지역들보다 주목을 덜 받아온 억울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행히 7개월 전 당진-영덕 고속도로의 마지막 구간인 청송구간이 완공되면서 청송여행길이 훨씬 좋아졌다.


● 태고의 역사 간직한 자연의 조화, 주왕산과 백석탄

청송 여행의 핵심은 역시 주왕산이다. 요즘 유행하는 “안 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수사가 정말 잘 어울리는 곳이다. 721m로 아주 높지는 않지만 등산길 초입 대전사 입구부터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화려한 암벽의 자태가 압도적이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24곳의 지질명소 중 9곳이 주왕산에 있다.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대전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 유명한 곳이다. 독특한 천정 양식이 눈길을 끄는 보광전은 보물 제1570호로 지정돼 있다. 대전사부터 주왕산을 오르는 길은 길도 넓고 평탄해 장애인이나 노인 어린이도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다. 무난한 트래킹 코스와 달리 구비구비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눈앞에 시시각각 새로 등장하는 산의 모습은 웅장함과 화려함을 함께 지니고 있다. 기암단애, 급수대 주상절리, 시루봉, 학소대 등 눈앞에 펼쳐지는 절경을 보며 걷다보면 수직으로 깊게 패인 거대한 협곡을 만나게 된다. 용추협곡이다. 이곳을 지나면 선녀탕-구룡소-용추폭포로 이어진 3단폭포가 기다린다.

청송이 지닌 독특한 지질환경이 만들어낸 절경 백석탄도 있다. 청송8경 중 1경으로 꼽히는 이곳은 신성계곡 북서쪽에 위치했는데, 뽀얀 빛깔의 굴곡진 큰 바위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히말라야 설산을 떠올리게 한다.

청송을 대표하는 지질명소인 930번 지방도로 옆의 백석탄.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옥이 주는 고즈넉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덕천 심부자’ 송소고택, 멋진 조경의 노천온천과 실내 이벤트탕인 매력인 대명리조트 ‘솔샘온천’ (맨위부터).



● 고즈넉이 느끼며 즐긴다, 송소고택

주왕산이 박력 넘치는 산세의 매력을 만끽하는 곳이라면, 송소고택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옥이 주는 고즈넉한 여유를 즐기는 곳이다. 파천면 덕천리에 있는 이곳은 조선 영조 때 만석꾼 심처대의 7대손, ‘덕천 심부자’ 송소 심호택이 지은 집이다. 강릉 선교장, 보은 선병국 가옥과 함께 조선시대 99칸 양반가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다.

한옥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전국 곳곳에 여러 고택들이 있지만, 송소고택은 그중에서도 야무진 건축기술과 양반가옥의 전통을 잘 보여주는 공간 배치, 그리고 주변 자연과의 어우러짐이 돋보인다. 1880년쯤 건립했다고 하니 역사는 다른 고택에 비해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당시 경복궁 중건에 참여했던 대목장이 궁궐 건축에 쓰던 귀한 적송으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사랑채와 아녀자가 있는 안채를 구분하던 헛담, 외부 손님의 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안채 담장에 뚫린 구멍 등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99칸 양반 저택의 오밀조밀한 구조를 감상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한옥체험도 가능해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 묵으면서 주변 명소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어디서 쉴까, 온천이 매력적인 대명리조트 청송

청송은 빼어난 관광자원에 비해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고급 숙박시설이 없었다. 자연주의 휴양시설을 표방하며 6월28일 개관한 ‘대명리조트 청송’은 이 지역에 처음 생긴 대형 리조트다. 주왕산 국립공원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관광단지에 위치했고 지하 4층, 지상 8층에 객실 313개다. ‘청아한 자연 속 휴식’이란 슬로건처럼 숲을 거닐고 온천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힐링 리조트를 지향한다.

그런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솔샘 온천’이다. 지하 780∼1000m 암반에서 끌어올린 28∼31℃의 약알칼리성 온천이다. 온천수는 황산이온을 주성분인 중탄산 황산나트륨 온천과 황산염 광천 온천 두 가지. 다른 곳에 비해 규모가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탕의 구성이나 탈의실 등 각종 시설이 아기자기하게 잘 갖추어져 있다.

일본 온천 료칸을 연상케 하는 소나무 중심의 잘 가꾸어진 조경이 인상적인 노천온천에는 넥샤워, 벤치젯, 드림베스 등 수압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실내 온천에서는 계절에 따라 과일, 약초, 꽃 등을 사용한 이벤트탕을 운영한다. 이번 여름에는 ‘여름과 어울리는 약초’라는 주제로 남자온천은 복분자와 개똥쑥 등을 조합한 이벤트탕을, 여자온천은 약쑥과 개똥쑥 등을 조합한 이벤트탕을 즐길 수 있다.

사과 산지로 유명한 청송의 특성을 살려 리조트 앞에 999개의 사과나무가 있는 과수원을 조성한 것도 이채롭다.

글·사진=청송|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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