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관중 돌파했어도 마냥 웃을 수 없는 KBO리그

입력 2017-07-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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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시즌 KBO리그가 19일 관중 500만 명을 돌파했다. 여전히 KBO리그는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의 아성을 지켰지만 밑바닥에서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19일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후반기 첫 경기인 18일까지 499만1463명이 입장했던 KBO리그는 19일 예상대로 500만 관중을 훌쩍 넘어섰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2년 연속 800만 관중은 무난해 보인다.

KBO리그의 500만 관중은 1995년 이래로 통산 11번째다. 특히 2008년 이후 10년 연속이다.


● KIA가 이끈 흥행몰이

전반기 기준으로 10개 구단 중 최다 홈 관중을 모은 팀은 LG다. 67만2101명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두산이 64만4631명을 기록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KIA가 59만7594명,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SK가 57만 5560명, 사직구장의 롯데가 56만 4699명으로 뒤를 이었다. 무려 절반인 5개 구단이 전반기 관중수 50만 명을 넘겼다. 이 페이스가 지속되면 5개 구단이 모두 홈 관중 100만 명에 도달할 수 있다. 종전 최고기록은 2012년의 두산, LG, SK, 롯데 등 4개 구단 동시 100만 관중 동원이었다. 2017년은 KIA까지 가세할 수 있다.

지난해 대비 구단별 관중 증가율을 살펴보면, KIA가 무려 39%에 달한다. KIA는 전반기에만 이미 11차례 매진을 기록했다. 수도권 KIA 경기의 매진도 상당부분 KIA 팬에 힘입은 바가 크다. KIA는 지난해 홈 관중(77만 3499명)을 넘어 창단 이래 홈 최다 관중 기록도 초읽기다. KIA 다음으로는 구단 최초 외국인 감독인 트레이 힐만을 영입해 홈런군단으로 탈바꿈한 SK가 8% 상승했다. 이어 kt가 7%, LG가 6%의 증가율을 찍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500만 관중에 도취될 때인가?

우려가 많은 가운데 출발한 18일 후반기도 일단 관중몰이는 나쁘지 않았다. 고척 넥센-KIA전은 1만 5947명이 들어찼다. kt-LG전이 열린 잠실구장도 7361명, 두산-SK전의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7823명이 입장했다. 청주에 수해가 밀려오는 불행 속에서도 NC-한화전이 열린 한화의 제2구장인 청주구장은 8064명의 야구팬이 들어왔다. 롯데의 제2구장인 울산 문수구장에도 7274명이 삼성전을 보러 찾았다. 전반기 화요일 평균관중이 9337명이었는데 후반기 첫 화요일 경기도 9294명의 평균관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KBO리그는 내우외환에 빠져있다. 전직 심판의 금전 문제가 일파만파로 퍼진 상태이고, KBO 입찰 비리 의혹으로 문체부와 검찰의 조사까지 받는 실정이다. 일부 선수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승부조작 추가 의혹도 가시지 않고 있다.

언뜻 야구의 인기는 여전한 듯하지만 바닥부터 균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TV 시청률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고 하소연이다. 방송사들이 KIA 경기만 1순위로 찍는 현상도 뒤집어보면 KIA 외에는 팬들을 흡입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현실을 나타낸다. 2017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패 이후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도 의심받고 있다. 심판 판정은 갈수록 권위를 잃고 있다. KBO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프리에이전트(FA) 등, 선수몸값은 천정을 모르고 치솟는다. 언제든 지금의 인기가 순식간에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500만 관중을 돌파했어도 지금 야구는 마냥 행복하지 않다. 현실을 직시할 줄 알아야 한다. KBO를 비롯한 구단, 선수, 관계자 모두의 위기 의식이 필요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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