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소지섭 “사랑 노래 가사, 대부분 내 실제 이야기”

입력 2017-07-26 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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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간지’ 소지섭이 5년 만에 주연 영화 ‘군함도’로 돌아왔다.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군함도’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는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전작 ‘회사원’(2012)에서 냉철하고 차분한 지형도와 180도 다른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활활 타오르는 불같은 남자다.

이번 작품에서도 소지섭 특유의 남성미와 카리스마는 역시나 살아있다. 기대 이상이다. 예상치 못한 ‘말년’ 이정현과의 연정 어린 멜로까지 소지섭이 보여주는 감정은 묵직하고 풍성하다. 액션 또한 인상적이다. 강도 높은 액션의 대부분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목욕탕에서 훈도시(일본의 남성 속옷)만 입은 채 김민재와 벌이는 혈투는 가히 압권이다. 하지만 정작 소지섭은 목욕탕 액션보다 후반부 절벽 위에서 펼치는 총격 액션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함도’ 현장을 떠올리며 “이제 좀 편한 작품을 하고 싶다. 편한 거”라고 바람을 전했다. 소지섭이 ‘군함도’에 얼마나 치열하게 에너지를 쏟았는지 알 수 있었다.


- 목욕탕 액션에 대한 에피소드가 궁금하네요. 대역은 어느 정도였나요.

한 두컷 정도요. 대역을 거의 안 쓰고 제가 다 소화했어요. 영화상으로는 위험해보이지만 바닥에 깔린 타일도 푹신한 소재로 제작한 것들이에요. 최칠성의 강한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 번 때려도 파워풀하게요. 훈도시를 입고 촬영했는데 입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다 민망했죠(웃음). 몇 시간 지나니까 다들 편해지더라고요. 우리가 훈도시에 익숙해질 때쯤 (송)중기가 촬영에 합류했는데 나중에 와서 혼자 힘들어하더라고요.


- 매 작품마다 힘든 내색 하지 않기로 유명한데요.

상대방이 불편해 할까봐 얘기를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운동을 오래 해서 그런지 아파도 참는 것을 남들보다 잘 하는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운동을 되게 좋아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으로 풀어요. 관절이 너무 안 좋은 상태라 운동을 안 하면 오히려 몸이 아파요. 될 수 있으면 운동을 매일 하려고 하죠. 노출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군함도에서 많이 노출했네요.


- ‘군함도’를 위해서 몸을 특별히 만든 건가요.

아니요. 평소보다 근육을 좀 뺀 거예요. 체중에 민감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몸집을 키우고 근육은 빼려고 했죠. 무게감 있어 보이기 위해서 나중에는 살을 조금 붙였어요.


-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어떤 장면이었나요.

절벽 위에서 총 쏘는 장면이요. 굉장히 높은데 폭이 넓지 않아서 촬영할 때 예민한 상태였어요. 아차 하는 순간 떨어지는 곳에서 액션을 해야 하니까요. 심리적으로 불안했죠. 바닥에서 하는 액션은 제가 조심하면 되는데 그런 공간에서 하는 액션은 나만 신경 쓴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 완성본을 보면서 뿌듯했던 장면을 꼽자면요.

말년과 유곽에서 이야기하다가 누워서 담배 피우는 장면이 좋더라고요. 왠지 제 얼굴 같지 않아서 좋았어요.


- 영화계 안팎으로 ‘군함도’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거라는 기대가 커요.

우리 영화가 부디 1000만을 넘었으면 좋겠어요. ‘군함도’가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앞으로도 비슷한 영화가 만들어질 테니까요. 1000만만 넘었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대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 ‘군함도’ 이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좋은 작품 또 해야죠. 보고는 있는데 ‘편한 거’ 보고 있어요. 드라마 영화 다 보고 있는데 이런 작품을 바로 또 하고 싶지는 않아요. 조금 지난 다음에 하려고요.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 그렇다면 다음 앨범은 언제 들을 수 있을까요. 래퍼로도 활동하고 있죠.

(3월 발표한 ‘있으면 돼’ 이후로)올해는 없을 것 같고요. 내년에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하게 되면 앨범을 내지 않을까 싶어요.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예요. 좋아서요. 팬들과 만났을 때 제 노래로 함께 재밌게 놀고 싶거든요. 강요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설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다행이 이제는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 음악 활동은 연기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작사를 해서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음악에 에너지를 쏟는 덕분에 연기할 때 편하게 할 수 있더라고요. 노래할 때는 제 얘기를 쓰니까 에너지가 풀려요. 이것저것 다른 이야기에서 가져오기도 하지만 거의 다 제 얘기를 써요. 특히 사랑 이야기는 거의 제 이야기죠.


- 영화사 찬란과 함께 외화 수입도 하고 있죠.

발만 얹고 있습니다. 하하. 외화 수입은 능력이 되는 한 계속 하고 싶어요. 돈 욕심이 별로 없는데 그걸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야 많이 수입해올 수 있으니까요.


- 선택하는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기준은 딱히 없어요.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으로 선택하죠. 찬란에서 좋은 작품을 가지고 오셔서 저는 그 안에서 선택만 하면 돼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칸 마켓에 같이 가고 싶어요. 그러려면 돈을 좀 벌어야 하는데…. (웃음)


- 앞서 돈 욕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만.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는 돈을 벌려고 시작했어요.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요. 이제는 돈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살고 싶어요. 연기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연기 외적으로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즐기고 싶어요. 연기를 즐기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아직도 너무나 어려운 일이죠.



- 올해로 마흔이 됐어요. 40대가 되고 어떤 마음가짐인가요.

저는 나이 먹는 게 좋아요. 젊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해요. 힘들었던 시간을 또 살아야 하잖아요. 그 인생이 바뀌거나 새로운 것을 찾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죠. 자연스럽게 나이 먹는 게 좋아요. 40대가 기대돼요.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네요.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요.


- 결혼에 대한 계획은 없나요.

한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생각 때문에 오히려 사람을 못 만나는 것 같더라고요. 부담스러워서요. 지금은 ‘연애를 먼저 하자’는 생각이에요. 당분간 결혼 생각은 없어요. 마흔을 넘기고 나서는 오히려 조금 편해진 것 같아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피프티원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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