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8월 홈경기 평균관중은 1만3085명이다. 후반기 29경기에서 18승 1무 10패(승률 0.643)의 성적을 거두며 중위권 경쟁에 불을 지핀 덕분에 부산 팬들의 민심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KBO의 관중 패턴은 ‘전강후약’이다. 개막과 함께 날씨가 좋은 4~5월이 관중 대목이다. 모든 팀들이 이때는 순위싸움을 하기에 흥행 재료도 탄탄하다. 이러다 7~8월 무더위와 더불어 추세가 꺾이기 시작한다. 5강 전선에서 멀어지는 팀의 팬들은 야구장을 외면한다. 그런데 오히려 8월에 관중 추세가 올라가고 있는 것은 유의미하다. KBO의 분석 중 하나는 ‘롯데 팬들의 결집’이다. 5강이 절망적인 줄 알았던 롯데가 써내려가는 반등 스토리에 싸늘했던 부산 민심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4월 4일 사직 개막전부터 7월 27일까지 롯데의 사직구장 홈 평균관중은 1만 2978명이었다. 이 중 관중 2만 명 이상 경기는 4월 4일 사직 홈 개막전부터 5월 13일까지의 기간에 밀집돼 있었다. 두 차례의 매진(2만6600명)을 포함해 총 8회였다. 이후엔 7월 1일이 유일한 2만 명 이상 홈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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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8월만 놓고 보면, 롯데의 홈경기 평균관중은 1만3085명으로 치솟았다. 16일 두산전은 평일 경기임에도 2만1105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폭염과 장마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변이 아닐 수 없다.
롯데는 2012년을 끝으로 4년 동안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객관적 전력상 롯데는 5강 경쟁팀인 LG, 넥센에 비해 떨어진다. 그러나 2017년 후반기의 롯데는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 36차례의 역전승이 그런 것이다. 도저히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고 있다. 롯데는 실로 오랜만에 선발, 불펜, 타선의 밸런스가 맞아가고 있다. 5강을 향한 롯데의 집념이 야구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