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Cool FM ‘황정민의 FM대행진’의 진행을 맡고 있는 황정민 아나운서가 DJ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제작진에 따르면 황정민은 1998년 10월 12일 첫방송을 시작해 장장 19년간 매일 아침 7시에서 9시까지, 출근길 힐링메이트로 ‘황정민의 FM대행진’을 지켰다. 이는 KBS 라디오 사상 최장수 DJ이자, 타사의 동시간대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DJ들과 비교해도, 전무후무한 기록이기도 하다.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되기까지의 시간 지난 19년간, 황정민은 통통 튀는 목소리와 사이다 같은 솔직함으로, 때로는 도도한 언니처럼, 때로는 속깊은 누나처럼, 청취자와 함께 호흡했다. 또 그에 화답하듯, 그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아침을 지켜준 그녀에게 애청자들은 본인을 ‘황족’ 그리고 황정민을 ‘황족장’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현해 왔다. 그러나 늘 라디오를 켜면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황족장의 역사가 오는 9월 3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멈추게 된 것이다.
사실 19년간 매일 마이크를 잡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아침 7시 라디오 방송은 남들보다 일찍 새벽부터 방송을 준비해야하는, 대단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하는 시간대다. 또 대다수 방송인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특히 아침 방송은 출근길 청취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에, 몸이 아파도, 개인적인 일이 있어도,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 자리를 19년이나 지킨 황정민이다. 그렇게 그녀가 매일 황족들의 아침을 응원하는 동안, 그녀의 가족들은 아내와 엄마가 없는 아침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제 황정민은 잠시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두 아이의 엄마로 돌아가, 육아휴직 후 육아에 전념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황족들은 떠나는 그녀가 아쉽지만 차마 원망할 수는 없다. 이미 지난 19년 자체가 경이로운 역사로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로 1993년 입사해 ‘KBS 뉴스 24시’, ‘특종! 사건파일’, ‘KBS 뉴스 7’, ‘도전! 지구탐험대’, ‘좋은나라 운동본부’, ‘VJ특공대’, ‘활력충전 530’, ‘여풍당당’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1998년부터 19년간 라디오 ‘황정민의 FM대행진’을 진행했으며, 9월 3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 당분간 육아에 전념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