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롯데 강민호가 0의 균형을 깨는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롯데 포수 강민호(32)와 투수 송승준(37)은 첫 번째 FA 때 잔류를 선택했다. 송승준은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2007년 롯데에 입단한 이래 11시즌동안 꾸준히 마운드를 지켰다. 강민호도 고교졸업 후 2004년 신인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14년째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리고 두 배터리가 30일 잠실에서 기로에 선 롯데를 구했다. 선발 송승준은 월간 최다승리 타이기록(20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둔 파죽지세의 두산을 상대로 1회 2사 1·2루, 2회 1사 2·3루의 위기를 헤쳐 나갔다. 투구수가 불어났지만 6회(99구)까지 4안타 3볼넷을 내주면서도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상대 선발 함덕주의 피칭이 더 위력적이었지만 송승준은 관록으로 두산의 카운터펀치를 비껴갔다. 24일 LG전 7이닝 무실점에 이어 13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시즌 9승(4패)을 따냈다. 불확실설에 휩싸였던 송승준이 ‘전력’으로 들어오며 롯데 선발진이 ‘계산’이 섰다. 송승준은 5월 방어율 1.48, 7월 방어율 2.81이었다. 8월 마지막 두 차례 등판에서 무실점을 해내며 다가오는 9월도 희망으로 물들이고 있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롯데 송승준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송승준의 9승(4패)은 배터리 강민호의 7회 2사 후 홈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송승준의 승리가 무산되기 일보 직전 상황에 타석에 들어산 강민호는 상대 두 번째 투수인 김승회를 상대로 결승 1점 홈런을 터뜨렸다. 풀 카운트에서 시속 143㎞ 직구를 풀스윙으로 잡아당긴 노림수가 먹혔다. 잠실구장 좌측 펜스를 넘긴 이 한방으로 0의 균형은 순식간에 롯데로 기울었다. 강민호의 3년 연속 20홈런이 팀 롯데에도 간절할 때 나왔다. 7월(타율 0.214)과 8월(29일까지 타율 0.237)로 체력이 부치는 듯한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라 더 귀했다.
흐름을 탄 롯데는 8회 대거 4득점해 승기를 잡았다. 4번타자 이대호는 시즌 29호 홈런을 쐐기 2점홈런으로 장식했다. 29일까지 롯데는 6연승 후 2연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특히 29일은 여러모로 아쉬운 패배였는데 30일 5-2 설욕으로 분위기를 다시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가 가을야구에 한발 다가선 반면, 2위 두산은 연승이 6에서 멎었다. 대구에서 1위 KIA가 삼성을 5-1로 잡아 1~2위의 격차는 2.5경기로 다시 벌어졌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