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죽사남’ 신성록 “최민수, 철두철미+치밀한 선배”

입력 2017-09-02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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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죽사남’ 신성록 “최민수, 철두철미+치밀한 선배”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가 시청률 1위를 유지하며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드라마 속에서 그간의 악역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철 없는 남편으로 변신한 신성록.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악역으로서 대활약했던 그가 ‘죽어야 사는 남자’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선보였다. 종영 후 신성록을 만나 ‘죽어야 사는 남자’(이하 ‘죽사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종영 하니) 시원섭섭해요. ‘죽사남’이 12부작이라 짧은데, 정말 가열 차게 열심히 했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끝난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처럼 극박 하게 촬영이 돌아가는 시스템에서는 12부작이 적당하지 않았나 싶고요. 이번 작품은 배우들이 모든 걸 소진할 때 쯤 끝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진 못했다. ‘죽사남’의 결말에 대한 충격에 빠진 시청자들이 많았다.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결말마저 독특하게 마무리 지으며 여러 의미로 한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한 페이지를 꾸몄다.

“결말은 전 주에 대본을 받고 알았어요. 근데 전 해석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긴박하게 촬영하고 있었고, 의견을 내고 수정을 할 시점은 지났기 때문이에요. 어이없는 소재로 시작해서 우리 드라마답게 어이없게 끝났다고 생각해요. 대단한 의미를 담고, 휴머니즘으로 끝나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저희 작품의 행보로 봤을 때는 유니크함이 있었던 거죠. 뻔한 느낌보다는 새로운 걸 선택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말에 대해 말이 많지만 저의 취향을 밝힐 수는 없을 것 같아요(웃음).”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 이어 ‘프리즌’까지 신성록은 연이어 악역 캐릭터로 대중들과 만났다. 때문에 ‘죽사남’은 그의 이미지를 변화시켜주기 충분한 작품이었다. 철없는 남편이었지만 조금은 악역의 이미지를 벗은 그는 ‘죽사남’ 속 성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죽사남’을 하기 전에는 ‘별그대’와 ‘라이어게임’ 속 악역의 이미지가 각인 된지 몰랐어요. 그걸 저의 전부라고 판단하실지 몰랐죠. 근데 그게 제 전부더라고요. 지금은 반 바보같이 하는 캐릭터를 보시고 더 박수를 쳐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악역의 이미지가 없으면 박수를 더 쳐주셨을 것 같은데, 그 느낌이 세서 정반대로도 박수를 쳐주신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강예원과의 부부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알콩달콩한 부부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점점 더 강예원에게 다가가며 다시 한 번 재기하려는 부부를 표현하며 케미를 입증하기도 했다.

“강예원 누나는 주변 스태프들과 지인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어요. 제가 느끼기엔 백지 같은 배우예요. 모든 걸 자기 걸로 정형화시키는 게 아니라, 남들과 주고받을 수 있는 호흡을 준비해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순간순간 자연스럽고요 부부연기가 조금 수월했던 것 같아요.”



강예원 뿐만 아니라 ‘죽사남’ 후반부에서는 최민수와의 호흡도 많았다.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배우이기 때문에 신성록에게 대선배인 최민수와의 호흡은 어려운 숙제였을 수도 있을 터. 현장에서 느끼는 최민수는 어떤 선배였을까.

“정말 엄청나게 에너지를 쓰세요. 체력이 소진돼 연장을 못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이해되죠. 액션도 항상 크게 하시고 만날 목이 쉬셨어요. 겉으로 봤을 때는 (연기를) 느낌으로 할 것 같고 4차원이실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계산적이세요. 철두철미하고 치밀하신 분이죠. 그 분의 유니크함은 치밀함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옆에서 보니까 더 새로운 걸 찾으려고 노력하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진짜 많이 배웠어요.”

신성록은 쉬지 않는다. 뮤지컬에 이어 드라마 연이은 활동으로 쉴 틈 또한 없었다. 그가 계속해서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에 관상을 보시는 분이 저에게 이쪽 일을 공무원처럼 할 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불안감이 없는 배우들은 없을 거예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강박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전 근데 6개월 씩 쉬는 건 못하겠더라고요. 강박 때문에 하는 건 아니고, 이야기가 좋고 명분이 생기면 하는 거죠. ‘죽사남’은 여태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재밌게 연기하고 많이 웃었죠. 이 작품을 통해서 다음 제 작품이 궁금해지는 것 같고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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