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아, 8년 만에 단발…“머리 자르니 내가 보이네요”

입력 2017-09-2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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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멤버 겸 연기자 임윤아는 MBC ‘왕은 사랑한다’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는 “아직은 두렵고 무서운 부분이 많지만, 새로운 캐릭터와 장르 등에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 MBC 사극 ‘왕은 사랑한다’ 마친 임 윤 아

사랑과 우정 사이? B형이라 감정표현에 적극적
첫 사극·첫 사전제작 드라마…액션신이 아쉬워
염색·앞머리만으론 변신 힘들어 8년 만에 단발


임윤아(27)는 소녀시대 멤버로 데뷔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연기자 활동도 조연으로 출연한 2007년 MBC ‘9회말 2아웃’부터 포함하면 똑같이 10년이다. 가수와 연기자로 보내온 시간은 같지만 그가 체감하는 경험의 크기는 전혀 다르다. 임윤아는 “연기는 아직 경험치가 많이 쌓이지 않아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가 지난해부터 보여주고 있는 성장세를 보면 겸손에 가까운 말이다. 케이블채널 tvN ‘더 케이2’를 시작으로 올해 영화 ‘공조’와 19일 종영한 MBC ‘왕은 사랑한다’까지 팔색조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임윤아는 ‘왕은 사랑한다’를 통해 사극에 첫 도전했다. 지난해 중국드라마 ‘무신 조자룡’으로 사극을 경험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또 방송 전에 모든 분량의 촬영을 완료하는 사전제작드라마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왕은 사랑한다’는 그에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드라마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줬다.

“그동안의 촬영 방식과 달라 초반에는 어색했다. 드라마 방영 중에 촬영하지 않고 집에서 시청하는 제 모습도 어색하더라. 하하! 모니터링도 집중하고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액션신은 아쉽더라. 춤을 오랫동안 춰서 자연스러울 줄 알았는데 어려웠다.”

사극이라는 장르의 매력도 만끽했다. 출연자의 수만큼 스태프도 많고, 촬영도 산속에서 며칠간 머물며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이전 드라마 때보다 동고동락의 시간이 길었다. 그는 “현대물에 출연할 때에는 누가 우리 스태프인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는 같이 있는 기간이 길어 보조출연자의 이름까지도 알게 됐다”고 했다.

임시완, 홍종현 등 또래와의 호흡은 신선했다. 극중 두 사람의 관심을 동시에 받지만 임윤아는 사랑과 우정으로 감정을 구분 지어 표현해야하는 데 애를 먹었다. 일부 시청자의 ‘어장 관리’라는 질투 어린 지적에 “실제로는 남자친구한테 표현을 잘 하는 편이다. 혈액영이 B형이라 감정표현에 적극적”이라며 웃는다. 2015년, 2년의 공백기를 보내고 출연한 ‘더 케이2’도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었고, 이번 ‘왕은 사랑한다’도 도전의식으로 선택한 작품이었다. “성적이 어떻든 간에 도전을 통해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지난 2년은 소녀시대로 활동하랴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랴 충분한 휴식이 없었다. 2주 전에는 큰마음 먹고 가족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지친 몸과 정신을 치유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빨리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그를 긴장하게 했다.

“너무 달려서만 그런지 막상 쉬라고 하면 못 쉬겠더라. 하하! 길어봐야 일주일이지 그 이상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마 데뷔하고 매일매일 무언가를 해왔던 습관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 같다. 당분간은 운동과 외국어 공부를 할 생각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달릴 준비는 해놓아야 하지 않을까.”

임윤아는 최근 긴 머리카락을 단발로 싹둑 잘랐다. 2009년 ‘소원을 말해봐’ 활동시절 이후 8년 만에 머리카락 길이가 다시 짧아졌다. ‘단발 예찬론자’가 되어 팀 내 ‘단발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웃는다.

“그룹 활동하면서는 거의 똑같은 스타일의 긴 머리카락이었다. 왠지 지루하고 스타일링도 비슷한 것 같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 염색과 앞머리만으로는 더 이상 변신이 안 되겠더라. 하하!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니 긴 귀걸이도 눈에 자주 들어온다.”

누군가는 ‘고작’ 헤어스타일 변신이라고 하지만 임윤아에게는 어려운 결단이었다. 어릴 때 데뷔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주위 시선에 민감해졌다.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곤 했다.

임윤아는 “남의 시선을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저를 위한 제대로 된 시간이 없었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두렵지만 도전이라는 데에 의의를 두면 그 경험이 앞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소신을 드러낸다.

임윤아는 “제 직업이 늘 편할 수만은 없지 않나”라면서도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강인해진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소심하고, 주변을 많이 의식하고, 괜한 걱정도 많이 했다. 지금은 많이 편해진 기분이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성숙할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준 것 같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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