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PCS 트리오’ 가을의 진격 방정식

입력 2017-09-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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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가을잔치 진출을 확정한 롯데는 ‘낙동강 라이벌’ NC를 넘어 최종 순위 3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3위를 확보하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롯데가 2017년 가을야구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중심에는 9월 들어 최강 필승조로 자리잡은 ‘PCS 트리오’가 있다. 바로 박진형(Park)∼조정훈(Cho)∼손승락(Son·왼쪽부터)이 주인공이다. 스포츠동아DB

거인의 진격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롯데가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100만 홈 관중을 돌파한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11-8로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3연승을 달렸다. 시즌 142경기를 치른 롯데는 이로써 78승2무63패를 기록해 4위 NC(76승2무62패)를 1게임차로 따돌렸다. 잔여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으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강한 롯데’를 만든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역시 최강 불펜으로 꼽힌다.

롯데는 최근 수년간 뒷문이 취약점으로 꼽혔다. 경기 후반 역전패로 뒷목을 잡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이젠 리그 최다 역전승(43승) 팀으로 탈바꿈했다. 버티는 힘이 강해졌다. 이런 변화는 무엇보다 롯데의 뒷문이 철옹성으로 변한 덕분이다.

롯데 불펜의 중심에는 이른바 ‘PCS 트리오’가 자리를 잡고 있다. 바로 박진형(Park)~조정훈(Cho)~손승락(Son)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경기 후반에도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하게 됐다”고 반겼다.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에서 롯데 박진형이 5-3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기록한 뒤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박진형은 시즌 초반 선발로 출발했지만 불펜으로 전환한 뒤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이날 한화전에서 5-7로 역전당해 어수선해진 분위기 속에 6회초 등판한 그는 상대 3~5번 중심타자인 송광민~김태균~이성열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롯데 타선은 6회말 이대호와 앤디 번즈의 3점홈런으로 단숨에 11-7로 전세를 뒤집었다. 박진형은 7회초에도 김회성과 하주석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조정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1.2이닝 동안 5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박진형은 올 시즌 구원으로만 35경기에 나서 2승1패 10홀드 2세이브 방어율 3.27로 맹활약했다. 특히 9월엔 10경기에 등판해 3홀드를 올리면서 방어율 제로(0.00)를 기록하고 있는데, 11.1이닝 동안 삼진만 무려 20개를 뽑아냈다.

조정훈은 사실상 롯데 불펜을 일으켜 세운 키플레이어다. 롯데의 상승세도 그가 복귀 한 뒤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 번의 팔꿈치 수술과 한 번의 어깨 수술, 그리고 7년간 재활로 인고의 세월을 견딘 그는 셋업맨으로 승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도 박진형에 이어 등판해 1.1이닝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4승2패 8홀드 방어율 3.91을 기록 중인데, 9월에 역시 방어율 제로 행진이다. 7경기에서 2승3홀드를 거뒀다.

롯데는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의 시즌 11차전에서 투수전을 펼친 끝에 1-0의 번즈의 9회 결승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승리투수 조정훈이 9회를 막아낸 클로져 손승락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손승락은 롯데 불펜의 환골탈태를 완성한 일등공신이다. 60경기에 등판해 36세이브(1승3패)를 올리며 롯데 구단 역사상 최다 세이브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9회에 등판해 최진행에게 불의의 솔로홈런 한 방을 맞았지만 그 이전까지 9월 방어율 제로에 5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5년 만에 가을야구를 확정한 부산 갈매기가 더 높은 비상을 꿈꾸는 것은 불펜의 최강 승리 방정식 ‘PCS 트리오’가 있기 때문이다.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직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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