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원형·NC 최일언, 두 투수코치가 수놓는 가을야구

입력 2017-10-11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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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원형 코치-NC 최일언 코치. 스포츠동아DB

준플레이오프(준PO)가 9일 2차전까지 예상을 깨고 숨 막히는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8일 1차전 NC의 연장 11회초 공격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빅이닝이 나오지 않았다. 1차전 11회 NC의 연장전 승리, 2차전 롯데의 무타점 1-0 승리 등 양 팀 선발과 불펜은 빅게임의 중압감을 감당하고 있다. 박빙의 흐름에서 롯데와 NC 양 팀 투수코치들의 존재감은 더욱 올라간다. 스타일은 상이해도 팀 마운드를 구축했다는 지점에서 롯데 김원형(45), NC 최일언 투수코치(56)는 교집합을 갖는다.


● 김원형 코치, 롯데 마운드를 바꾸다

김 코치의 2017시즌 롯데 승선 자체가 그의 캐릭터를 나타낸다. 야구 인생의 거의 전부였던 SK를 스스로 떠나 롯데로 향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음에도 부름에 답했다. 조 감독은 김 코치에게 투수코치와 수석코치를 동시에 맡기는 무한 신뢰로 의리에 응답했다. 김 코치의 가장 큰 장점은 ‘선수관리’다. 투수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간적 매력이 넘친다는 평가다. 일정 경지에 오른 선수들만이 뛰는 프로의 세계에서 기술 이전에 호감을 얻는 것이 ‘코칭’의 순서일 수 있다. 이 점에서 김 코치와 롯데 투수들은 궁합이 잘 맞았다. 박세웅, 박진형 등 롯데 영건 투수들의 잠재력이 김 코치 임기에 현실화됐다. 상대적으로 투수층이 얇은 롯데 전력에서 김 코치는 박진형~조정훈~손승락으로 짜여진 롯데 역사상 가장 견고한 불펜진을 구축했다. 어느덧 롯데는 타선이 안 터져도 이길 수 있는 컬러를 갖추게 됐다.


● 최일언 코치, NC 마운드의 설계자

2017년 두각을 나타낸 김 코치와 달리, 최 코치는 이미 KBO리그의 명투수코치로 꼽힌다. NC 마운드의 실무 총괄자라 할 수 있다. 젊은 팀 NC는 최 코치의 조련 아래 초단기간에 강팀의 반열로 올라갔다. 최 코치의 최대 장점은 육성 능력이다. 투수를 만드는 자기 이론이 확고하고, 기술적으로 섬세하게 가르친다는 평가다. NC에서 해마다 젊은 선발이 나타나고, 뚜렷한 프리에이전트(FA) 영입 없이 KBO리그 최강 불펜진이 갖춰진 것은 마냥 우연이 아니다. 카리스마가 강한 최 코치의 지도 스타일은 NC처럼 성장하는 팀에서 적합한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김원형, 최일언 두 투수코치는 SK에서 지도자를 역임했다. 거기서 깨달은 방식들을 NC와 롯데 마운드로 퍼뜨렸다. 그렇게 팀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마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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