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새로워진 복고를 입다

입력 2017-10-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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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와 80년대 등 20세기의 패션감성을 현대 젊은이의 스타일에 투영한 코오롱FnC 슈퍼콤마비 2018년 봄·여름 컬렉션 ‘슈퍼키즈#커런트무드’. 사진제공 l 코오롱FnC

과거 유행 현대적으로 재해석 인기몰이
“촌스럽다” 여겼던 박스 로고, 매출 급성장
슈퍼콤마비, 옛 트렌드로 현대 감성 표현


패션업계 트렌드로 과거 유행했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고’가 강세를 띠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고라는 단어는 현재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리움이 친근한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라며 “10∼20대에게는 새롭게 접하는 스타일이고, 구매력이 큰 30∼40대들에게는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요소라는 게 매력 포인트”라고 했다.


● 패션 브랜드 로고 전성시대

요즘 복고 트렌드의 핵심은 ‘로고’다. 브랜드 정체성을 직접 나타내는 로고를 활용해 새로운 느낌의 젊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AK몰이 올 초부터 9월30일까지 9개월간의 패션 상품 매출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로고를 주요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한 상품 매출이 전년보다 124%나 늘었다.

휠라의 경우 빅 로고 반팔티가 무려 402%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을 비롯해 빅 로고 후드티는 215%, 맨투맨은 264% 등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디다스는 기본 로고 및 빅 로고 반팔 티셔츠, 후드티, 맨투맨이 평균 120% 성장했다. 반스와 푸마도 각각 67%, 54%씩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에 맞춰 패션업체들은 하반기에 관련 제품을 쏟아내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휠라 ‘헤리티지 맨투맨’이 대표적이다. 휠라 헤리티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으며 ‘FILA’ 혹은 ‘F’ 박스 로고를 적용해 심플하면서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는 로고 아이템은 1990년대 인기를 누렸지만 촌스럽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로고를 감추는 ‘로고리스 스타일’로 대체됐다”며 “하지만 심플한 디자인과 색상을 잘 조화해 깔끔함과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하면서 인기를 다시 얻어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실감나게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로고 아이템은 요즘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젊은층 기호와도 잘 맞는다는 평가다.


● 내년 봄·여름 시즌도 복고는 대세

복고 트렌드는 2018년 봄·여름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오롱FnC의 슈퍼콤마비는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2018년 봄·여름 컬렉션 ‘슈퍼키즈#커런트 무드’를 공개했다.

21세기와 20세기, 두 시대의 전혀 다른 패션 감성이 시간을 뛰어넘고 어우러지는 믹스매치로 자유로운 감성과 유니크한 스타일을 강조했다. 기존 슈퍼콤마비 콘셉트에 빈티지와 미래지향적인 아이템을 조화해 과감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이보현 슈퍼콤마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여성스러운 느낌의 60년대 분위기와 스포티하면서도 캐주얼한 느낌이 강한 80년대의 뉘앙스 등 20세기의 다양한 패션 감성을 끌어왔다”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층은 혼돈 속에서도 창조적이고 독립적인 삶의 방식을 만들고 있다. 과거 트렌드를 통해 그들 안에 존재하는 다양성과 스타일, 다채로운 감성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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