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FA 포기 4명, 18명 신청…숨은 사연도 갖가지

입력 2017-11-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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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KIA 임창용-김주찬-롯데 문규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KBO는 2018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2명 중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한 선수 18명의 명단을 7일 공시했다. 4명은 FA 권리를 포기했다. FA 승인 공시된 18명은 8일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계약을 할 때까지 소속 구단이 없는 무적선수다. FA 승인을 신청한 18명은 그들대로, 포기한 4명은 그들대로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



● FA를 포기한 4명

이번에 FA 자격을 얻었지만 포기한 선수는 총 4명이다. 그 중 이호준(NC)은 3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일찌감치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뒤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나머지 3명은 현역 선수생활을 이어가지만, 개인의 판단에 따라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KIA 임창용, 두산 김성배, 한화 이용규다. 임창용은 내년이면 만 42세가 되는 나이도 생각했지만, “어렵게 돌아온 고향팀 KIA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겠다”며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1년씩 재계약을 하면서 스스로를 다잡고, 팀에 필요한 존재가 되는 순간까지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다. 김성배는 내년이면 만 37세가 되는 나이와 함께 올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고려했다. 차가운 시장에 나가는 것보다 다시 돌아온 두산과 재계약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용규(32)는 이번에 FA 자격을 얻고도 신청을 하지 않았다. 명성과 기량, 나이 등을 고려하면 올해 FA 선언을 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그는 “올 시즌에 보여준 게 없다”면서 “팀에 도움이 됐을 때 신청하고 싶다”고 FA 권리 행사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롯데 손아섭-두산 민병헌-김승회-한화 안영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첫 FA 자격이라서…

올해 FA 신청 선수 중 생애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8명이다. 이들 중 손아섭, 민병헌은 누구나 탐을 낼만한 최대어급이다. 손아섭이 29세, 민병헌이 30세로 향후 4년간은 충분히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31세의 정의윤도 처음 찾아온 FA 자격을 행사할 충분한 나이와 잠재력을 지녔다.

안영명(33), 지석훈(33), 문규현(34), 채태인(35)은 나이와 기량, 향후 전망 등을 전반적으로 따지면 특급 FA는 아니지만,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하는 쪽을 선택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37세의 권오준이다. 과거 최고의 불펜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세 번이나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는 바람에 뒤늦게 첫 FA 자격을 얻었다. 친정팀 삼성을 떠나기보다는 힘든 여정을 버텨온 자신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중한 첫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과거에 FA 자격을 얻었지만 FA 신청을 하지 않고 권리를 유지하다 올해 뒤늦게 신청한 선수도 있다. 김승회(36)와 이우민(35)이다. 김승회는 지난해 SK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방출된 뒤 친정팀 두산에 둥지를 틀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올 시즌 두산의 불펜의 핵심자원으로 부활하면서 보류해뒀던 FA 권리를 행사하게 됐다. 이우민 역시 고심 끝에 FA를 신청했다.

롯데 강민호-NC 이종욱-한화 정근우-kt 이대형(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재자격이라서…

생애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하는 선수도 있다. 김주찬(36), 최준석(34), 강민호(32), 손시헌(37), 이종욱(37), 박정진(41), 정근우(35), 이대형(34) 등 총 8명이다. 재자격인 만큼 대부분 베테랑들이다. 이들 중 강민호는 아직 전성기의 나이여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얻을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서는 나이 때문에 FA 협상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일부는 그야말로 찬바람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한 시절을 풍미한 스타플레이어들로,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의 기량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으로 찾아온 FA 기회라는 판단으로 과감하게 시장으로 나왔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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