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정선아 “러시아의 차가운 공기가 나를 깨웠다”

입력 2017-12-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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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선아가 옥주현과 함께 내년 1월 개막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 더블 캐스팅됐다. 사진은 ‘안나 카레니나’가 공연 중인 러시아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를 방문한 정선아.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선아가 옥주현과 함께 내년 1월 개막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 더블 캐스팅됐다. 사진은 ‘안나 카레니나’가 공연 중인 러시아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를 방문한 정선아.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주연 ‘정선아’

옥주현과 더블 캐스팅…‘발전적 경쟁’ 눈길
“피와 살이 되는 작품…놓쳐선 안 될 것 같았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이 묵직한 대사는 톨스토이의 역작 ‘안나 카레니나’에 나옵니다. 19세기 후반 러시아 사회의 풍속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죠. 당시의 사랑과 결혼, 가족문제 등 인간사회의 보편적인 문제를 거장의 문체로 깊이 있게 다룬 걸작입니다. 토마스 만은 “안나 카레니나는 세계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사회소설이다”라고까지 칭송한 바 있습니다.

2018년 1월10일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립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러시아 프러덕션의 작품이죠. 고풍스럽고 우아한 200여 벌의 의상, 실제 스케이트장을 방불케 하는 무대연출, 거대한 기차세트 등 화려한 볼거리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안나 카레니나’ 역에는 정선아와 옥주현이 더블 캐스팅돼 화제를 낳았습니다. 두 배우는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스타 여배우죠. 옥주현이 정선아보다 네 살 위인데,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절친 언니 동생 사이로 유명합니다.

아이다, 위키드 등 두 사람이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같은 배역에 더블 캐스팅된 것은 처음입니다. 막이 오르면 두 사람이 비교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요. 언니 동생의 ‘발전적 경쟁’도 볼 만할 듯합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를 방문한 뮤지컬배우 정선아.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러시아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를 방문한 뮤지컬배우 정선아.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선아는 최근 러시아를 다녀왔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공연 중인 ‘안나 카레니나’를 직접 보고 왔죠. 러시아 배우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도 찍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내 오디션 때 정선아를 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연출가 알리나 체비크는 정선아를 보고 더없이 반가워하며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정선아 배우의 ‘안나 카레니나’ 출연은 전작인 ‘나폴레옹’ 개막을 앞둔 상태에서 결정되었다는 후문입니다. 몸도 마음도 힘든 상태였지만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촉’이 왔다는 거죠. 정선아의 말에 따르면 “여러모로 피와 살이 되는 작품이 될 것 같았다”라고 하네요.

러시아에서도 많은 것을 가져왔습니다. 러시아에 가기 전에는 오로지 안나의 시선으로만 상황을 이해하려 했지만 러시아의 차가운 공기를 느끼는 순간 안나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브론스키와 처음 만나는 순간의 감정을 잘 전달해야 할 것 같아요. 찰나의 불꽃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뒤의 장면들이 설득력을 잃을 테니까요.”

한 인물의 일생을 관통하는 작품은 배우에게 큰 매력이자 부담입니다. 정선아의 ‘에비타(2012)’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이번 작품도 기대할 만 할 겁니다. 왜냐고요? 정선아잖아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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