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도원이 영화 ‘아수라’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우성과 만났다. ‘강철비’에서 두 사람은 각각 남한과 북한 사람을 연기하면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관객들은 두 작품 사이에서 확연하게 달라진 두 사람의 호흡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곽도원이 다시 만난 정우성, 그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정우성 씨는 기댈 수 있는 존재 같아요. 우성이 눈을 보면, 여자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저는 슬퍼 보이더라고요. 현장에서 기댈 곳은 우성이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죠. 우성이가 너무 좋은 게 뭐냐면, 영화를 오래했잖아요. 요령을 피울 연차이기도 한데, 우성이는 죽을 듯이 해요. 뭘 해도 그렇더라고요. 그러니까 존경할만한 친구인 것 같아요. 눈이 슬프니까 감정이입을 하기 편했고요.”
같은 사람인데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아수라’와는 전혀 다른 ‘강철비’ 속 정우성이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다른 점을 느끼기 충분했지만, 두 영화 모두를 통해 그와 함께 호흡한 곽도원이야말로 ‘강철비’의 정우성이 얼마나 다르게 느껴졌는 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눈빛 자체가 바뀌어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준비를 미친 듯이 했더라고요. 사투리를 준비해서 리딩을 할 때도 정말 준비를 많이 한 티가 났어요. 그래서 저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강철비’에 이어 ‘신과 함께’ ‘1987’까지 다양한 영화 라인업이 12월 극장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자신의 영화도 그 중 하나인 상태에서 곽도원이 영화에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을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저희 영화 많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근데 관객들은 참 좋을 것 같아요. 세 가지의 영화가 세 가지의 다른 맛이라, 저 같으면 연말에 다양하게 맛보고 싶을 것 같아요. 또 같은 날 동시에 개봉하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일주일 정도의 터울도 있고요. 관객들이 그걸로 연말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는 좋을 것 같아요.”
세 가지의 다른 맛. 곽도원이 생각하는 ‘강철비’는 무슨 맛일까.
“제일 맛있는 맛일 것 같아요. 제일 맛있게 느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