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3층 아트리움홀에서 열린 연극 ‘리차드 3세’(제작 샘컴퍼니)제작발표회에는 연출 서재형 작가 한아름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정웅인 김여진 임기홍 이갑선 김도현 김병희 정은혜 박지연이 참석했다.
‘웃음의 대학’이후 10년 만에 연극에 도전하는 황정민은 “걱정 반, 기대 반”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할 때, 선배들의 고전극 연기를 보며 자랐다. 선배가 된 지금, 후배들이 뭔가 배울 수 있는 공연이 없을지 고민을 했고 ‘리차드 3세’가 적합하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이 맡은 ‘리차드 3세’는 곱사 등을 가진 신체적 불구자이지만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탁월한 리더십, 유머감각으로 열등감을 뛰어넘고 권력을 가진 카리스마적 인물이다. 그는 “‘리차드 3세’는 왕권을 얻기 위해 사악해지고 나약해진다. 그리고 한 사람이지만 도저히 속을 모르는, 여러 가면을 쓴 것 같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심리를 많이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우스갯소리를 하자면 영화 ‘아수라’에서 시장 역할이 떠올랐다. ‘리차드 3세’는 범접할 수 없는 악인이겠지만. 지금은 이 사람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싶다. 몸은 뒤틀렸지만 정신이 더 무서운 사람인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약 한 달간 무대에 올라가는 ‘리차드 3세’는 원캐스트로 이뤄진다. 황정민은 곱사등을 한 채 열연을 펼칠 예정. 그는 “배우라면 원캐스트의 로망이 있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예전에는 선배들이 ‘더블캐스팅’이라는 것에 대해 자존심 상해했던 기억이 난다. 자기 역할을 맡았을 때 체력의 안배 등 모든 문제가 배우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걸 못해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에 올리는 줄 알았다”라며 “요즘엔 더블, 트리플도 있지만 예전으로 돌아가 원캐스팅으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바람은 배우로서 정확한 발음, 장단음을 지켜서 연기했으면 좋겠다. 연극 배우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지켰으면 좋겠고 앞으로 연기를 시작하려는 후배들이 이걸 보고 좋은 배움을 얻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리차드 3세’는 곱추로 태어났지만 뛰어난 권모술수와 총명한 식견을 지녔던 요크가 비운의 마지막 왕 ‘리차드 3세’의 욕망을 향한 광기어린 폭주를 그리는 연극이다. ‘리차드 3세’는 2월 6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며 20일 오후 2시부터 2차 티켓을 오픈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