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2017 방송결산①] 외국인 예능이 또…“어서와, 이런 꿀잼 처음이지?”

입력 2017-1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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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예능이 또…“어서와, 이런 꿀잼 처음이지?”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한다. 이는 방송가도 마찬가지다. 한때 반짝했던 ‘외국인 예능’이 2017년 다시 각광받고 있다. 그 시작은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출발한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을 잘 알지 못했던 외국인들이 난생처음 한국 여행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 출신 방송인이 자신의 친구들을 한국에 초대, 따로 또 같이 여행을 하며 외국인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한국’을 새롭게 그려내는 신개념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3주간의 파일럿 기간을 거쳐 7월 정규 편성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개국 10주년을 맞은 ‘MBC 에브리원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며 나날이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인기 배경에는 그동안의 ‘외국인 예능’과의 차별화된 전략이 자리한다. 여행이라는 빤한 콘셉트에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이라는 시선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같은 장소라도 보는 관점에 다르다는 것을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멕시코, 독일, 러시아, 인도, 핀란드,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각국이 바라보는 한국이라는 매력적인 장소가 재미는 물론 유익한 정보를 더해가고 있는 것.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연출을 맡은 문상돈 PD는 “생각 이상의 좋은 반응에 감사하다. ‘식상하다’, ‘빤한 콘셉트’라고 핀잔을 받을 수 있음에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시는 시청자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며 “밸런스를 맞춰 지금의 흐름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나가겠다. 그게 시청자에게 보답하고 조금 더 한국을 알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섭외해 다양한 시각에서 한국을 보여드리겠다. 또 서울을 중심으로 여행한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는 4박5일이라는 짧은 일정을 소화하는데, 서울만한 곳이 없다. 게스트마다 국적이 다르고, 이들이 바라보는 서울과 한국이 다르기 때문에 볼 때마다 새로운 한국과 서울을 느낄 수 있을 거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연출자의 설명처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볼 때마다 새로운 서울 그리고 한국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시청률 역시 MBC 에브리원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 4편의 시청률이 5.95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수도권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한 것. 이는 핀란드 3편이 기록한 최고 시청률 4.867%를 1%이상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그리고 MBC 에브리원 역대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다. 이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런 ‘외국인 예능의 부활’에 맞춰 올리브에서도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서울메이트’가 시청자를 찾고 있다. 하나의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은 ‘홈 셰어’와 ‘외국인 예능’을 접목한 ‘서울메이트’는 홈셰어링 문화를 바탕으로 호스트와 게스트의 특별한 2박 3일간의 서울 여행을 담는 프로그램. 호스트로 나서는 셀러브리티(이하 셀럽)들과 이방인의 케미가 주목받고 있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김숙, 이기우, 장서희, 김준호로 꾸려진 게스트하우스 주인장들의 개성 면면이 고스란히 담긴 ‘서울메이트’는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외국인 예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좀처럼 예능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장서희의 엉뚱한 모습은 물론 노련한 김숙을 당황하게 하는 외국인들의 매력이 웃음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와 마찬가지로 서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는 점에서 새로운 서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서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두 예능프로그램이 가진 의미가 예능프로그램을 넘어 교양프로그램으로서도 가치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유사한 포맷의 반복이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이라는 관점은 예전부터 사용해오던 방식. 3년차 예능프로그램이던 JTBC ‘비정상회담’ 역시 외국인이 시선으로 한국과 사회현상, 세계화를 바라보는 것에 출발했다. 3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고, 논란 역시 많았다. 출연자 논란 등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출연자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또 특정인이 한 나라를 대표해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아쉬움을 보안, 개선하며 발전하던 ‘비정상회담’은 잠깐의 휴식기라는 이유로 지난 4일 시즌1을 종영했다. 내년 3월 새로운 멤버들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시즌1의 명성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이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서울메이트’가 고민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한 방송관계자는 “올해 방송가는 ‘외국인 예능의 부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정상회담’만이 명맥을 유지하던 ‘외국인 예능’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서울메이트’ 등이 자리 잡으면서 더 많은 유사 프로그램이 등장할 전망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제작진의 취향을 저격하는 외국인 출연자들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통하고 있다. 다만, 처음의 신선함이 지루함이 되지 않도록 제작진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개입보다는 필요한 웃음과 정보를 위한 개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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