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해결능력을 지닌 DB 버튼(왼쪽)과 KCC 에밋의 맞대결에서 버튼이 판정승을 거뒀다. 버튼은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KCC전에서 23점·11리바운드를 올리고 팀의 79-70 승리를 이끌었다. 원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버튼, 4쿼터에만 10점…쐐기 덩크슛까지
에밋과 맞대결 압승…DB, 반 게임차 1위
테리 40점…현대모비스, kt 꺾고 10연승
“에밋이 잘할까? 버튼이 잘할까?”
프로농구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궁금증이다. 이는 팬들만의 궁금증이 아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재미삼아 오고가는 이야기다.
전주 KCC의 안드레 에밋은 자타공인 최고의 1대1 공격수다. 자기중심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개인기량이 탁월해 꼭 득점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이루고 마는 실력자다. 지난시즌 경기당 28.8점을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에도 23.7점을 올리며 득점기계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원주 DB의 디온테 버튼은 ‘떠오르는 해결사’다. 2017년 갓 대학을 졸업한 신인이지만, 미국대학농구(NCAA) 무대에서 이름 좀 날리던 선수로 KBL 데뷔 첫해부터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두 선수의 능력비교를 놓고 의견은 제 각각이다. A구단 선수는 “그래도 확실하게 한 골을 넣는 능력에서는 에밋이 낫지 않나”라고 얘기한 반면, B구단 선수는 “에밋이 버튼의 활동량을 감당하지 못한다. 게다가 버튼은 동료들의 찬스까지 다 봐주지 않나. 말이 필요 없다. 무조건 버튼이 낫다”며 지지했다.
두 해결사가 2018년 첫날 원주에서 만났다. 3쿼터까지는 15점을 올린 에밋(17점·8리바운드)이 다소 앞섰지만 의미 없었다. 어차피 해결사 본능은 승부처 4쿼터에 드러나는 것이 진짜였다. 그 것이 또 농구의 진정한 묘미다.
경기가 끝나고 웃은 선수는 버튼(23점·11리바운드)이었다.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쳤다. 4쿼터 초반 연속득점으로 기세를 올린 버튼은 경기 종료 1분 5초전 돌파로 상대 수비를 모아놓은 뒤 코너에 자리 잡은 윤호영(3점·4리바운드)에게 패스를 내줬다. 윤호영은 이를 3점슛으로 연결했다. 이어 75-68로 앞선 경기종료 46초전에는 승리를 굳히는 원핸드 슬램덩크를 꽂았다.
반면 에밋은 4쿼터에 2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결정적인 순간에 2개의 실책까지 겹쳤다. 클러치 상황의 능력 대결에서 버튼의 압승이었다.
두경민(18점·6어시스트), 김주성(8점)까지 4쿼터 득점대열에 가세한 DB는 KCC를 79-70으로 꺾었다. 2018년 첫 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DB는 시즌 20승(9패)째를 수확하며 KCC(20승10패)를 반 게임차로 따돌리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부산에서는 현대모비스가 40점을 기록한 레이션 테리를 앞세워 홈팀 kt를 90-89, 1점차로 힘겹게 따돌렸다. 현대모비스는 10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원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