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울산 현대모비스와 WKBL 아산 우리은행은 나란히 10연승의 고공행진을 내달렸다. 두 팀은 비슷한 팀 컬러를 선보이고 있어 더 눈길을 끈다. 사진은 1일 부산 kt전에서 종료 직전 역전 결승골을 넣고, 환호하는 현대모비스 선수들. 사진제공 | KBL
모비스, 이종현 공격 비중 높여 돌파구
우리銀,새로운 빅3 중심 상승세 대반전
남여 프로농구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아산 우리은행은 나란히 10연승을 기록했다. 두 팀 모두 출발은 불안했지만, 일정을 거듭할수록 전력이 탄탄해지면서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팀은 상당부 분에서 비슷한 모양새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55) 감독과 우리은행 위성우(47) 감독은 경기에 대한 준비가 철저한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두 감독 모두 시즌 초반 팀 컬러에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유 감독은 여름 동안 기존의 수비 지향적인 농구에서 공격 횟수를 높이는 농구로 변화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선수들의 빠른 체력저하에 수비조직력이 흔들리면서 2라운드 후반까지만 해도 5할 승률을 올리지 못했다. 전력이 기대이하일 경우, 대부분의 감독은 외국인선수 교체부터 고려하지만, 유 감독은 그보다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센터 이종현(24)이 확실하게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이대성(28)이 가세하면서 수비에 전체적인 안정을 가져왔다. 이는 우연이 만들어낸 변화가 아니다. 유 감독은 이종현의 공격 비중을 높여 자신감을 갖도록 했으며 미국에서 막 돌아온 이대성에게는 적응할 수 있는 여유를 줬다. 또한 적소에 박경상(28)을 활용해 재미를 봤다. 여기에 레이션 테리가 조화를 이루면서 확실한 득점원으로 자리를 굳혔다.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존쿠엘 존스와의 재계약실패, 양지희의 은퇴가 맞물리면서 포스트가 약해졌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정은을 파워포워드로 활용해 공간 활용과 2대2 위주의 플레이로 방향을 바꿨다. 우리은행 특유의 확률 농구가 되지 않아 개막 2연패를 당했지만, 더 이상의 패배는 없었다. 박혜진(28), 임영희(38), 김정은의 새로운 ‘빅3’가 중심을 잡았다. 덕분에 외인 센터 나탈리 어천와(26)는 철저하게 골밑 득점, 리바운드에만 집중하면서 빠르게 팀에 적응해 나갔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베테랑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모비스는 양동근(37), 우리은행은 임영희가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양동근은 1일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위닝샷을 성공시키는 등 승부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임영희는 김정은의 체력이 떨어질 때에는 간헐적으로 파워포워드 포지션을 소화했으며 팀의 해결사인 박혜진을 위해 스크린을 서는 등 몸을 아까지 않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