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신원리포트] 독일축구협회, 중국과의 교류 중단한 이유는?

입력 2018-01-04 1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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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굴기를 외쳤던 중국축구에도 잠시 적신호가 켜졌다. 독일축구협회(DFB)는 지난해 12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20세 이하(U-20) 대표팀과의 교류 경기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U-20 대표팀과 TSV 쇼트(4부리그)의 친선경기에서 몇몇 티베트인들과 독일시민운동가들이 티베트 국기를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티베트 망명정부 국기를 본 중국 축구 관계자들은 그들을 끌어내렸고, 중국 선수들을 그라운드 밖으로 철수시켰다. 급기야 경기는 20여분 동안 중단됐다. DFB 로니 침머만 부회장이 사태를 수습했고, 축구를 넘어 정치적 성격을 띠는 사태가 불거졌다.

중국축구협회(CFA)는 “스포츠에 그 어떤 정치적 요소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를 허용한 독일축구협회를 비난했다. 그러나 침머만 부회장은 “독일에선 어떠한 표현의 자유도 존중한다. 누구나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할 수 있고, 독일에선 자연스런 일이다. 이번 사태가 경기가 중단되는 이유일 수는 없다”고 독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시위에 참여했던 한 독일인 시위자는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기에 이렇게 티베트 시민들과 하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중국과 티베트의 상황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결국 다음 경기인 FSV 프랑크푸르트와 중국 U-20 대표팀의 친선경기는 취소됐고, DFB는 중국과의 축구친선교류 전면중단을 결정했다.

독일과 중국의 축구교류는 2016년 11월부터 이뤄졌다. 독일 앙엘라 메르켈 총리와 중국의 류옌둥 부총리가 만나 국가적 차원에서 축구산업에 대한 논의를 거쳤고, 지도자연수 및 유소년 육성 등 다방면에서 국가적 합의가 이뤄졌다. 2017년에는 유소년 육성의 한 측면으로 중국 U-20 대표팀을 독일 레기오날 리가(4부리그)에 순위에는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참가시키기까지 했다. CFA는 매 경기 약 1만5000유로(약 2000만원)를 상대 팀에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한 과감한 투자였다.

표현의 자유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권리다. 다만 스포츠라는 분야에선 민감한 사항이다. 정치적 중립을 나타내는 스포츠에서 이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는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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