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을 깨다…여풍당당 경마대통령

입력 2018-01-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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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코리안오크스 대상경주에서 여자 기수로는 한국 경마사상 최초로 우승한 뒤 승리를 안겨준 경주마 ‘제주의하늘’과 웃고있는 ‘여자 경마대통령’ 김혜선 기수(위쪽)와 지난해 데뷔 3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차세대 여성 스타 기수로 떠오른 김효정 기수. 2018 무술년을 맞아 한국 경마의 새로운 스타로 두 여성기수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 l 한국마사회

■ 김혜선 기수

한국경마 첫 여성기수 대상경주 우승
지난해 41승 포함 통산 251승 베테랑

■ 김효정 기수

데뷔 3개월 만에 4회 우승한 샛별
남다른 활약으로 차세대 스타 예약


경마에서 여성 기수는 남성 기수와 동등한 조건과 상황에서 경쟁한다. 남성 기수가 근력과 민첩성이 뛰어나다면, 여성 기수는 유연성과 섬세함을 앞세워 경주를 조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마계에는 남성 기수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승률도 높다. 자신의 몸무게보다 10∼11배가량 더 무거운 경주마(평균 450∼500kg)를 제어하면서 1∼2분 안에 엄청난 속도로 선두를 다퉈야 하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남성 기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고 경마 기수 세계에 위풍당당하게 주목받는 여성 기수가 있다.


● ‘여자 경마대통령’ 김혜선 기수

경마의 메이저리그라 불리는 대상경주에서 여성 기수의 우승은 아주 드물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여성 기수가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었는데, 그 금단의 벽이 지난해 6월11일 최강 암말을 뽑는 코리안오크스(GⅡ) 대상경주에서 무너졌다.

한국경마의 새로운 역사를 쓴 주인공이 바로 김혜선(29) 기수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경주마 ‘제주의하늘’과 함께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주는 단승식이 56배, 복승식은 475.9배, 삼복승식은 1만7274.2배를 기록할 정도로 어느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이변 중의 이변이었다. 남성 위주의 경마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깬 여성 기수 최초 대상경주 우승이었다.

2009년 데뷔한 김혜선 기수는 통산 3126전 251승(2018년 1월3일 기준)을 자랑한다. 여성 기수 최초로 200승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41승을 달성하며 렛츠런파크 서울 등록 기수 57명 중 8위를 기록했고, 승률도 11.9%였다. ‘여자 경마대통령’이라 불리는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해 보였다. 김혜선 기수는 1월1일부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프리기수로 활동한다.


● 차세대 여성 스타 기수 김효정

지난해 9월17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7경주에서 데뷔한 지 3개월뿐이 안된 신인 기수가 경주마 ‘푸른매’와 함께 4코너부터 멋진 추입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바로 김효정(22) 기수다. 지난해 6월2일 데뷔한 뒤 125번 출전해 우승 4회, 2위 6회를 차지했다. 우승 4번 모두 8·9월에 달성하며 차세대 여성 스타 기수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테니스선수로 활동한 김효정 기수는 아버지의 권유로 경마기수가 되기 위해 경마축산고에 들어갔다. 기수교육생시절, 그리고 기수로 데뷔한 지금까지도 여자 기수는 소수였다. 함께 경마교육원에 입학한 동기들 중 여자 기수는 세 명뿐이었다고 한다. 데뷔 첫해 활약은 남자 동기 기수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은 활약이다. 김효정 기수는 “롤모델인 김혜선 기수처럼 좋은 성적으로 당당하게 인정받는 기수가 되고 싶다”며, 올해에 더욱 빛날 기수계의 샛별을 꿈꾸고 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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