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을 감동시킨 SK ‘은퇴투어 선물’

입력 2018-01-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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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가 원주 DB 김주성 은퇴투어를 기념해 제작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 피규어. 사진제공 | KBL

5일 서울 SK-원주 DB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4라운드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에선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는 김주성(39·DB)의 은퇴투어가 펼쳐졌다.

이날 은퇴투어는 원정에서 처음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그런데 정작 이벤트 당사자 김주성은 은퇴투어를 앞두고 여러 차례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은퇴투어를 치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42)과 자신을 비교하며 “나는 그 정도 선수가 아니다”면서 자신을 한껏 낮췄기 때문이다. 동시에 은퇴투어를 준비해야하는 나머지 9개 구단 관계자들에게 혹여 부담이 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전설의 마지막 발걸음을 축하하는 입장에서 빈손으로 그냥 넘기기에는 모양새가 영 허전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SK는 그간의 여정이 담긴 추억을 전달했다. 고민 끝에 마련한 선물은 김주성과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의 모습이 담긴 피규어였다.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일궈냈던 문경은(47) 감독과 전희철(45) 코치,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합작했던 김선형(30)이 김주성과 함께 피규어로 제작돼 그의 품에 안겼다.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DB와 서울SK 경기를 앞두고 열린 원주DB 김주성의 은퇴투어 행사에서 김주성과 SK 윤용철 단장(오른쪽)에게 기념선물을 받고 있다. 잠실학생체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규모나 액수가 그리 대단하지 않았지만 이를 준비하기까지의 숨은 노력이 충분히 엿보였다. 선물이 공개되자 현장에선 호평이 오갔다. 특히 선물을 받은 김주성은 “정말 깜짝 놀랐다. 대표팀에서의 장면들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이렇게 값지고도 뜻 깊은 선물을 준비해주신 SK 구단에 감사 드린다”며 흡족해했다.

첫 타자로 나선 SK가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은 만큼 이제 관심사는 김주성 은퇴투어를 준비 중인 나머지 8개 구단의 깜짝 선물로 모아진다. 물론 선수 본인이 마음의 짐을 나타낸 터라 부담스러운 선물이 전달될 확률은 낮지만, SK의 사례처럼 기발한 선물이 나올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지난해 이승엽의 은퇴투어 당시에는 프로야구 구단 간의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때 역시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마련한 추억 선물이 호평을 받았다. 첫 은퇴투어를 치르는 KBL은 과연 어떠한 깜짝 선물로 김주성과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까. 누가 뭐래도 최고의 선물은 가격이 아니고 당사자와의 오랜 추억과 감동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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