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극본기획 이우정, 연출 신원호)은 많은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교도소라는 공간이 중심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과정을 풀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자칫 ‘범죄 미화’라는 잘못된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시쳇말로 ‘사연 팔이’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지만 큰 맥락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각오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후반부에서 가장 큰 줄기는 ‘주인공인 김제혁이 어떻게 고난들을 이겨 내고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김제혁을 통한 작은 희망, 수많은 고난을 묵묵히 이겨 내고, 때로는 폭발하기도 하면서 다시 제자리로 어떻게 돌아올 수 있는지가 제일 큰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 인물들이 들고 나고, 이별과 정, 그들을 둘러싼 사람의 이야기들, 각자 살아 온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도 회마다 비춰질 예정이다. 고박사(정민성 분)의 이감에 아쉬워하고 상처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앞으로 남은 이야기에 마음에 각오가 필요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캐릭터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그림이겠지만, 그 과정에는 신원호 PD만의 미학이 담길 듯하다. 과거를 추억하던 ‘응답하라’ 시리즈가 지닌 메시지가 있었다면, 분명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도 숨은 메시지가 담겨 있을 터. 연출자의 숨은 의도는 무엇일까.
신원호 PD는 “감히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이야기를 던지고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미션인 것 같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의도로 말씀 드리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희망’이다. 세상 끝의 집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누군가는 재기를 꿈꾸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을 살기도 하고,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모습들 중 하나인 김제혁이나 또 다른 캐릭터들을 통해 ‘아 저렇게 희망을 갖고 묵묵히 살다 보면, 좋은 결말, 제자리를 찾는 결말에 다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 이 드라마를 다 보시고 나서, ‘참 맛있는 뷔페를 먹었다’, ‘좋은 오케스트를 들었다’ 하는 평이 나오길 바란다”며 “‘단 한가지의 이야기가 아닌 수많은 라인과 캐릭터가 잘 합쳐져서 조화롭게 즐겁게 즐겼다’는 평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시즌2에 대해서는 “다음 시즌이나 시리즈에 관한 것은 이번 드라마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응답하라’ 때와 마찬가지다. 반응이 좋으니깐 다음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 더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새로운 시리즈도 가능하다. 이번 드라마가 끝나고 이야기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