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전 감독, 새해 첫 재능 기부는 사회인 야구팀 레슨

입력 2018-01-09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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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동아닷컴]

‘헐크’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프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가 2018년 새해 처음으로 찾은 곳은 사회인 야구팀 재능기부 현장이었다.

이만수 전 감독은 SK 사령탑에서 물러날 때 이례적으로 이,취임식을 통해 후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감독의 계약 기간이 잘 보장되지 않는 현 야구계에서 아름다운 퇴장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이후 이만수 감독은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고 아마추어, 엘리트 야구 할 것 없이 야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 나섰다. 최근에는 이만수 포수상을 제정해 초대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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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행보에 대해 이만수 전 감독은 “내가 걸어온 내 야구인생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된 일인지를 많이 느끼고 경험하고 있다. 야구 시즌 때보다 더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이만수 전 감독은 새해 첫 행보로 지난 6일 서울 송파구의 한 실내 야구연습장을 찾았다. 갑작스러운 이 전 감독의 등장에 연습장 내의 사회인 야구 선수들은 앞다퉈 사진과 사인을 요청했다. 이 전 감독은 이들의 요청에 일일이 친절하게 응했다.

이날 이만수 전 감독은 서울의 한 사회인 3부 리그 팀 레슨을 진행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프로야구가 흥행하는 데는 사회인 야구의 부흥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사회인 야구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야구 인기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에 마다하지 않고 이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취미로 하는 야구지만 본격적인 레슨에 돌입하기 전 이만수 전 감독은 “내가 지도하는 순간에는 사회인 야구 선수가 아닌 프로 선수라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며 먼저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요구했다. 이에 사회인 야구 선수들의 눈빛은 한층 더 진지해졌다.

레슨 첫 단계는 워밍업이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레슨 중 이만수 전 감독은 워밍업에만 20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사회인 선수들은 그저 던지고 치는 것만 중점을 두고 워밍업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워밍업이 충분치 않으면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강도 높은 워밍업에 선수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어진 순서는 캐치볼. 이만수 전 감독은 발을 떼지 않고 캐치볼을 하도록 주문했다. 팔로만 공을 던지는 것이 아닌 몸을 이용한 스로잉이 몸에 배도록 한 조치였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선수들은 곧잘 이 전 감독의 주문대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이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연신 “잘 하고 있어”를 외치며 포옹을 했다. 그가 강조하는 스킨십의 리더십이 등장한 순간이었다.

사진=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계속된 펑고 훈련에서도 이만수 전 감독은 실수를 해도 좋으니 정확하게 볼을 처리할 것을 주문하며 실수하는 선수들에게는 격려와 박수를 보냈다. 그는 “훈련량만 많다고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거들도 하루 2시간 훈련한다. 기본기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전하기도 했다.

그 다음 순서는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타격 훈련이었다. 수비가 더욱 강조되는 포수 포지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첫 안타와 첫 홈런 등 타격에서도 큰 족적을 남긴 이 전 감독의 타격 강의에 선수들은 더욱 의욕을 갖고 그의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눈을 빛냈다.

이후 개인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도가 이뤄졌고, 질문 시간을 끝으로 2시간의 레슨이 마무리 되었다. 이만수 전 감독의 가르침을 받은 선수들은 “프로야구 스타 출신인 이만수 전 감독님이 세세하게 지도해 주시니 감사하고 감격적이었다. 배운 부분들을 빨리 경기에서 적용해 보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훈련을 마친 이만수 전 감독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의 기량이 생각보다 더 좋아 즐겁게 레슨을 진행했다. 이번 레슨을 시작으로 이미 20여 군데에서 재능기부 일정이 잡혀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전부 다니려고 하다 보니 올해도 4~50회 정도 재능기부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곧 라오스에서 사회인 야구 대회도 개최한다. 한국 사회인 야구 저변이 더욱 넓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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