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혜자계약 끝내는’ 채병용, “SK에 가치 증명할 것”

입력 2018-02-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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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채병용.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채병용(36)은 SK와 영욕을 함께한 투수다. 2002년 데뷔 이래 13시즌(부상 재활·군 복무 기간 제외) 동안 ‘원 팀 플레이어’로서 던졌다. 200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투수가 바로 채병용이었다. 2007년 11승과 2008년 10승 등 선발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2015시즌 직후 3년 총액 10억 5000만원에 SK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했다. 2016시즌부터 불펜투수로 전업해 68경기(83.2이닝) 6승3패 9홀드 2세이브로 활약했다. ‘FA 혜자 계약(연봉 대비 활약이 좋은 선수를 일컫는 말)’의 대표적 선수였다.

채병용은 2017시즌에도 43경기(50이닝)에서 6승4패 6홀드를 해냈다. 그러나 2016년(4.30)에 비해 방어율(6.84)이 악화됐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느낌을 받았다. 즐기는 시즌이 아니었다”고 냉정히 말했다. 우타자의 몸쪽 공략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이 사라진 것에 관한 자책이었다.

2017시즌 직후 채병용은 일본 돗토리로 향했다. 비활동기간 일본, 한국에서 SK 미국 플로리다캠프에 맞춰 쉼 없이 몸을 만들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채병용을 둘러싼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어느덧 SK 투수진의 최고참급이다. FA 계약 마지막시즌, 채병용은 베테랑으로서 야구장과 클럽하우스에서 해야 할 일들이 생겼다. 채병용은 “SK 투수진의 세대교체가 많이 되면서 나이 차이가 많은 나를 어려워하는 후배들이 있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해주고, 나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비장감이 감돌 2018시즌을 앞둔 채병용의 목표는 간결하다. “팀에 가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제 몸도, 환경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도 채병용은 아직 SK에 자신이 필요한 선수임을 증명하고 싶다.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서 실천하겠다”는 말 속에 성숙함이 묻어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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