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북한선수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평창동계올림픽은 개막 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매우 훌륭한 부분도 많다.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의 위용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다. 올림픽에 맞춰 집중적으로 투자된 강릉의 특급 호텔 등 관광 인프라도 든든하다. 그러나 지적된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노력은 아쉬움이 매우 크다. 개막 때까지도 해결이 안 된 것 중 하나가 자원봉사자들이 셔틀 버스를 기다리며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점이다. 알펜시아와 강릉은 점차 개선이 되고 있지만 스노보드 등 일부 경기를 치러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휘닉스 스노경기장은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매일 근무지인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횡성 숙소까지 매일 오가는데 매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다 태우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버스 기사 한명에게 물었다. ‘왜 해결이 안 되나요?’ 답은 이렇다. “많은 전세버스 기사들이 차를 가지고 돌아가 버렸다. 다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돈을 받는 방식도 이상하고 처우도 나쁘다. 버스 숫자가 당연히 부족하다. 제주도 버스만 많이 남았다. 돌아가는 배 예약이 안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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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조직위원회와 정부가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질의를 하면 매번 “파악 중이다”, “여러 기관이 협동해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청와대와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의 해빙 무드에 들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에서 북한의 고위 관계자와 만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라보는 시각의 차가 있을 수 있지만 매우 의미가 크고 평화를 위한 간절한 노력이다.
강릉과 평창은 손님맞이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분주하다. 이 와중에 행정력의 상당부분은 수 백여 명의 북한 참가자들을 위해 배분됐다. 북에서 오는 손님만 잘 대접한다고 올림픽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 잘 치르고 산업적으로도 성공하고 무엇보다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널리 알려야 한다. 북한이 전부여서는 안 된다.
평창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